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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있는 우리 가족, 설날 잘 보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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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해람 기자
  • 2020.0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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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24일 오전 광주 남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개최한 '설레는 우리명절, 지역민과 함께하는 어울림 한마당'에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베트남 전통 춤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동생아. 우리 가족 모두 베트남에 남은 널 생각하고 있으니까,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마이 티 녹띠엔·30)


"부모님 건강 먼저 챙기시고, 행복은 생각 나름이니까 남들하고 비교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생각하며 지내세요."(팜 텡 링·34)

민족 대명절인 설날은 한국만의 풍습이 아니다. 동아시아권의 몇몇 나라도 한국처럼 설을 크게 기념한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서 온 결혼이주여성들은 현실적인 한계로 고향을 찾기 어렵다. 명절이 되면 먼곳에 남은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더 커진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23일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주여성 셋과 이야기를 나눴다. 마이 티 녹띠엔과 팜 템 링, 응우옌(가명·38). 베트남은 설날(뗏, Tet)을 일년 중 가장 큰 명절로 성대하게 기념하는 나라다. 그러나 셋 모두 이번 설을 한국에서 보낼 예정이다.

고향에 가지 못하는 상황은 저마다 다르지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모인다. '육아'와 '돈'이다. 링씨는 "애 엄마라서 베트남에 갈 돈을 만들기 어려워요. 부자 아니면 일 안하면 생활이 어려우니까... 직장 다니면 아이 돌볼 시간이 없는데 아르바이트 하면 돈 많이 벌지 못해요." 링씨는 10살 난 아들이 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해 11월22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결혼이주여성 인권보호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해 11월22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결혼이주여성 인권보호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한국 여성에게도 육아와 직업활동의 문제는 큰 부담이지만, 외국인인 이들에게는 더 가혹하다. 이들이 접근할 수 있는 일자리는 저소득 장시간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육아와 병행할 만한 일을 찾기 어렵다. 여성가족부의 '2018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경제활동을 하는 결혼이민자 및 귀화자의 종사상 지위는 임시근로자가 21.4%, 일용근로자가 18.5%로 매우 높다.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두 자녀를 돌보는 응우옌씨는 "식당에서 일하면 주말에 애들 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만뒀어요. 다른 짧은 일 해야 되는데 지금은 명절 때문에 일 찾기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향에 가는 것도 부담이 크다. 응우옌씨는 부모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게 한이다. 응우옌씨는 "설에 고향에 가면 가족과 같이 음식도 만들고 재밌게 얘기도 나누고, 무엇보다 언니 오빠들과 부모님 묘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싶어요"라며 울먹였다.

그래도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깊다. 링씨는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맛있는 것도 만들어주고 싶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밥도 먹고, 그것만이라도 하면 좋겠어요"며 "항상 마음 편하게 생각하면서 건강도 챙기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7월1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소재 결혼이주여성들이 운영하는 마을기업 '마을무지개'를 방문, 간담회에 참여한 이주여성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행정안전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7월1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소재 결혼이주여성들이 운영하는 마을기업 '마을무지개'를 방문, 간담회에 참여한 이주여성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행정안전부

서울에서 가족과 쌀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녹띠엔씨는 다행히 한국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와 있지만, 동생은 비자 심사에 떨어져 한국에 오지 못했다. "동생이 두 번이나 비자가 떨어져서 많이 울었어요. 가족이 모두 동생을 생각하고 있으니,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녹띠엔씨는 같은 처지인 많은 베트남인들이 이번 명절에 가게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아시아권 결혼이주여성은 2000년대 초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2년 이후 매년 28%씩 크게 늘다가 2014년 결혼이민사증발급심사강화 등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2018년 기준으로 결혼이주여성 13만2391명이 한국에서 살고 있다.

엄한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주여성들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도 시간이 꽤 지나 이미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제는 사회적 인정만큼이나 실제적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갖지 못한 그들만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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