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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하는 30대男…연봉 5천만원 모을동안 사려던집 1억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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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평화 기자
  • 2020.01.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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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대기업 7년차 대리 A씨(33)는 서울에 아파트를 사려는 계획을 취직 3년차였던 2016년 겨울 세웠었다. 당시 모아둔 돈은 약 6000만원. 1년 동안 5000만원을 더 모아 주택담보대출로 나머지 금액을 충당해 집을 사겠다는 그림이었다.

A씨가 점찍어둔 아파트 가격은 3억원. 당시 LTV(담보인정비율)는 70%로 1억원만 있어도 3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는 데 문제가 없었다.

1년 뒤, 그 꿈은 사라졌다. A씨는 계획대로 5000만원을 저축했다. 예금자산은 1억1000만원까지 불었다. 하지만 그 사이 집값이 1억원 올라 4억원이 됐다. 대출은 최대 1억6000만원밖에 할 수 없게 됐다. 2017년 '8·2 부동산 대책'에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대해 LTV 규제를 40% 이하로 강화한 탓이다. A씨가 사지 못한 그 집의 현재 호가는 5억원대다.

2020년 대한민국, 30대 남자. 이들은 억울하다. 촛불혁명 후 출범한 정부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주길 기대했지만 이제는 체념했다. 스스로 잘 사는 방법밖에 없다고 느끼지만 그 방법을 찾다 또 좌절한다.

30대 남자의 어깨는 무겁다. 성공의 희망은 미약해졌다. 정책지원 '사각지대'에 놓였다. 이들은 현실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주댐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강화된 23일 서울 여의도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  정부는 금일부터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시가 9억원~15억원 주택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40%에서 20%로 축소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주댐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강화된 23일 서울 여의도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 정부는 금일부터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시가 9억원~15억원 주택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40%에서 20%로 축소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대기업 흙수저 30대男…"내가 제일 불쌍해"=50~60대 베이비부머 세대는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의 수혜를 입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집을 쉽게 살 수 있었다. 그 집을 지키고만 있었다면 2020년 현재 자산가일 가능성이 높다.


물려받은 자산이 없는, 이른바 '흙수저' 30대 남자에겐 그런 기회가 없다. 사회 초년생 때는 집을 살 돈 자체가 없다. 몇 년 동안 월급을 모으지만 집값은 그보다 더 많이 오른다. 어쩔 수 없이 전·월세를 오가며 2년마다 이사 걱정을 해야 한다.

특히 비교적 소득이 높은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남자들의 불만은 더 크다. 예컨대 대출조건이 좋은 보금자리론은 1의 연소득 기준은 7000만원이다. 자산이 많지도 않은데 대출은 받지 못한다.

내집 마련이 어려우니 결혼도 어려워졌다. 5년차 은행원 B씨(34)는 "연봉이 높은 편이지만 내힘만으로는 마음에 드는 집을 도저히 살 수 없다"며 "지난해 결혼할 예정이었지만 상대방 부모가 용산에 아파트를 구해오라고 해 결국 결혼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현실적 도움 필요한데, 거대담론만 외치는 정부 =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을 우려한다. 20대 남자를 '이남자'로 지칭하며 마음을 달래려 애쓴다. 인재영입 2호로 20대 남성 원종건씨를 영입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취업성공패키지와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예산안을 추진하는 등 '20대 구제' 정책에 열을 올린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당시부터 친 여성 정부를 표방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기업 내 분위기도 점차 여성친화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반면 30대 남자는 소외됐다. 공기업에 4년째 근무중인 C씨(32)는 "지점 발령이나 승진에서 여직원이 남직원보다 유리해진 것 같다"며 "궂은 일은 남자가 도맡아 하는데 다를 게 없어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30대 남자를 위한 현실적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계 대기업 대리로 재직중인 D씨(35)는 "운동권 출신들이 정권에서 요직을 잡으니 거대담론만 외치는 것 같다"며 "재벌개혁, 친일청산, 검찰개혁이 필요한 건 인정하지만 미시적 현안에는 대책도 못세우고 현실 인식과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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