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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살롱]윤석열이 쥔 양날의 검…'검사동일체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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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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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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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불구속기소하는 과정에서 검찰 내부가 큰 혼란에 휩싸였다. 최종 결재를 두고 서울중앙지검 소속 수사팀은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항명'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총장에게 '항명'하는 '연쇄 대항명'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일찍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명과 함께 대규모의 검찰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때 예고된 사태이기도 하다. 그동안 검찰개혁이란 이름 하에 국회의 '개혁법안' 통과와 검찰 직제개편을 비롯한 각종 개혁 방안, 검찰 간부 인사 등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팀을 겨냥한 '검찰과의 전쟁'이 물량 공세였다면 이제부터는 오롯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싸움이다.

윤 총장과 함께 청와대 관련 수사를 지휘해오던 간부들을 밀어내고 수사 지휘봉을 잡은 친 정권 검찰 인사들이 수사를 지연시키거나 흐름을 뒤바꾸려 할 때 "검사라면 검사답게 수사하라"고 다그치며 이를 막아세울 사람은 검찰총장 밖에 없다. '물갈이'된 윤 총장 측근 간부들이 입을 모아 "윤 총장이 잘 버텨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홀로 싸워야 하는 윤석열…마지막 무기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결재를 '패싱'한 채 윤 총장의 지시로 이뤄진 최 비서관의 불구속기소를 법무부는 '날치기 기소'라고 공식 명명하고 이에 대한 감찰 방침을 천명했다. 검찰청법 위반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윤 총장 측은 법으로 따진다면 검찰총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이 지검장이 먼저 검찰청법을 어긴 것이란 반박을 내놓고 있다.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해 소속 상급자의 지휘, 감독에 따르도록 한다'는 검찰청법 제7조 1항을 근거한 주장인데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검찰총장이 지시를 내린 상황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를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검사동일체 원칙은 '검찰 조직은 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하나의 유기체'란 관념에 따라 검사의 상명하복을 정당화한 개념이다. 범죄 수사와 기소 등에 있어 검사들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막기 위한 필요성 때문에 아예 법조문으로 규정될 정도로 검찰의 독특한 조직 문화를 상징해왔다. 검찰청법 제7조가 바로 '검사동일체의 원칙'이란 이름이 붙여졌던 조항이다.

한마디로 검찰총장으로부터 내려오는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조직 매커니즘이다. 측근 참모들이 모두 좌천되고 직속 수사단 설치도 차단된 윤 총장이 검찰 조직을 통솔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무기일 수 있다.

윤 총장은 법무부가 모든 권한을 동원해 '식물 총장'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청와대 관련 수사에 대해 직접 지휘를 통해서라도 끝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의 지휘와 감독권을 통해 '일당백'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인데 최종적으로는 검찰총장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하는 검사동일체 원칙이 작동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청와대·법무부, 검찰 조직문화 집요하게 공격


그러나 '검사동일체 원칙'은 2003년 검찰청법에서 사라졌다. 정치적 사건마다 검찰 간부들이 부당한 압력을 넣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사라져야 할 낡고 잘못된 조직 문화로 여겨졌다. '검사는 구체적 사건과 관련된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 이견이 있는 때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검사의 이의 제기권이 도입된 것도 검사동일체 원칙에 대한 반작용에서다.

청와대와 법무부는 검찰개혁 입법을 완료한 이후 검찰의 낡고 잘못된 관행과 조직 문화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검찰 인사안에 대한 검찰총장 의견 청취를 놓고 일어난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신경전을 '초법적 권한'이라고 '되치기'한 게 대표적이다. 또 조 전 장관의 기소를 반대한 직속 상관에게 반기를 든 대검 간부에 대해 '상갓집 추태'라며 부적절한 하극상으로 바로잡아야 할 개혁 대상으로 규정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사동일체 원칙 역시 청와대와 법무부에게 개혁돼야 할 조직 문화로 윤 총장을 압박할 핑곗거리다. 청와대 관련 수사 지시를 따르라를 검찰총장과 이를 거부하며 수사를 중단시키려는 새 검찰 수뇌부의 갈등을 '수사방해'라는 주장 대신 검찰의 구태로 규정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 출신 한 법조인은 "청와대나 법무부가 법 조문을 따져서 시비를 거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검찰 혐오'를 바탕으로 꼬투리가 될 만한 것들을 집요하게 걸고 넘어지는 것이라 법의 문제가 아니라 여론과 정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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