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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36.5년 은행원의 마지막 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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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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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28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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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발전을 위해 잘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는 IBK기업은행의 한 임원이 퇴임 직전 한 말이다. 지난 20일 임상현 전무(수석부행장)와 배용덕·오혁수·김창호 부행장 등 4명의 기업은행 임원이 은행을 떠났다. 각각 기업은행에 첫 출근한 지 39년, 41년, 34년, 32년 만이다.

평균 재직기간 36.5년인 이들의 퇴임일 풍경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 기업은행은 임원들이 떠날 때 직원들이 본점 1층에 도열해 마지막 퇴근길을 배웅해 주는 전통이 있었다.

그러나 4명의 부행장들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업무를 마치고 쓸쓸히 떠났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명에 반대하며 노조가 25일째 1층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환송행사를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퇴임한 부행장들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된 뒤 계열사 대표가 됐든, 은행 전무가 됐든 얼마든지 금의환향하는 길이 열려 있다. 하지만 모두가 다 복귀할 순 없다. 은행으로 돌아오기는 더 힘들다.

'1주일이면 끝날 것'이라는 금융권의 예상을 깨고 기업은행장 출근무산 사태가 곧 한 달을 앞두고 있다. 기업은행의 인사는 계속 지연됐다. 경영공백이 현실화되면서 은행의 영업력에 영향이 가기 시작했다. 작년 영업실적과 업무 성과를 점검하고 올해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 방안을 공유하는 전국영업점장 회의는 언제 열릴지 아무도 모른다.

[기자수첩]36.5년 은행원의 마지막 퇴근길
정부와 기업은행 사측, 노조는 모두 대화를 피하지 않겠다며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그러나 물밑대화에도 불구하고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진전은 없다.

기업은행 노조는 투쟁 동력을 확대하기 위해 오히려 한국노총까지 끌어들였다. 자칫 일이 더 꼬일 수도 있는 선택을 했다. 그게 과연 은행을 떠나는 임원이 마지막으로 당부했던 '조직의 발전을 위한 길'이었을지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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