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농구경기 보러 가는길에…전설 '코비'의 마지막 길 (종합)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헬리콥터 사고로 사망한 코비 브라이언트와 딸 지아나 / 사진=코비 브라이언트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적인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42)가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딸 지아나(13)의 농구경기를 보려 함께 헬기에 탑승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아침 자신의 전용 헬기를 타고 가던 브라이언트는 9시37분쯤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헬기가 추락하면서 사망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실은 "조종사를 포함해 9명이 사망했으며 생존자는 없다"고 밝혔다. 당국은 탑승자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 중이다.

전설 '블랙 맘바' 닮아 농구 소질있던 딸, 경기 보려다 '참극'

코비 브라이언트와 딸 지아나 / 사진=AFP

CNN에 따르면 브라이언트는 이날 딸 지아나의 농구 경기 참가를 위해 이동 중이었다. 브라이언트가 직접 코치를 할 예정이었다. 지아나의 팀 동료와 학부모 등도 함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트는 지아나를 비롯해 나탈리아, 비앙카, 카프리 등 네 딸을 뒀다. 특히 지아나는 아빠를 닮아 농구에 소질을 보여, 브라이언트가 직접 가르쳤다.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많은 영상을 올리는 등 각별한 부정을 드러내 왔다.


NBA 추모 이어져, 트럼프&오바마 입모아 "그는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의 사망을 애도하는 팬들의 꽃과 사진 등이 LA레이커스 홈구장 인근에 놓여져있다. /사진=로이터

갑작스러운 비보에 NBA는 슬픔에 빠졌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7)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공식 성명을 통해 "코비와 지아나의 사망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며 "지금의 고통을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르브론 제임스(36·LA레이커스)도 "코비는 내가 우러러보던 선수였다"고 말했고, 샤킬 오닐(48)는 "지금의 비극과 고통을 설명할 길이 없다"고 애도했다. LA레이커스의 전설 매직 존슨(61) 역시 "코비와 딸의 사망뉴스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며 "종일 눈물을 흘렸다. 가슴이 찢어진다"고 전했다.

스포츠계를 넘어 미 대통령들도 전설의 뒤안길을 기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 글을 통해 "위대한 코비 브라이언트가 다른 세 명(실제로는 여덟 명)과 캘리포니아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는 보도들이 나왔다"면서 "그것은 끔찍한 뉴스"라고 애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코비 브라이언트는 농구코트의 전설이었다"면서 "같은 부모로서 지아나를 잃은 것은 더욱 가슴 아픈 일이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2개의 영구결번…'농구 황제'에 가장 근접했던 사나이

코비 브라이언트 / 사진=AFP

2016년 은퇴한 브라이언트는 역대 최고의 NBA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브라이언트는 당시 "맘바 아웃(Mamba out·맘바는 떠납니다)" 이란 말을 남기고 코트를 떠났다. 맹독을 가진 뱀을 뜻하는 블랙 맘바는 그가 가장 좋아했던 별명이다.

브라이언트는 LA레이커스에서 뛰는 20년 동안 팀을 5번 NBA 정상에 올려놨다. 샤킬 오닐과 파트너를 이뤄 2000년~2002년 3년 연속 우승, 파우 가솔과 함께 2009년~2010년 우승을 이끌었다.

개인 성적으로는 18회 NBA 올스타팀에 선발됐고, 두 시즌 득점왕에 올랐다. LA레이커스는 브라이언트의 선수 시절 등번호 8번과 24번을 영구 결번 처리했다. 2016년 은퇴 직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그는 60점을 올리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