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물 다 빨아먹은 정부, 직접고용하라" 가스공사 비정규직 파업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 청와대 앞 기자회견 © 뉴스1 정지형 수습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정지형 기자 =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 120여명이 자회사 정규직이 아닌 직접고용 정규직을 주장하며 28일부터 가스공사 본사에서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스공사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지부와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스공사는 정부의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을 무시하지 말고 비정규직을 즉각 직접고용하라"고 주장했다.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17년 7월 정부의 공공부문 자회사 전환 가이드라인이 나온 후 그해 11월부터 노사전(문가)협의를 통해 직접고용 등 노동환경개선을 논의했지만 2년 이상이 지난 후에도 사측과 협의를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이들은 사측에 600일 넘게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투쟁 중이다.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 정책은 곳곳에서 파열음을 빚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지부 뿐만 아니라 부산대병원과 전남대병원 등 국립대 병원에서도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자회사의 정규직이 되더라도 고용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나아질지 몰라도 수의계약을 여전히 3년에 다시 검토해야 하는 등 노동 조건이 불안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자회사 전환 시 원청과의 임금협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독립형 자회사가 되거나 아예 직접고용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가스공사 측은 비서와 도면관리, 운전 등의 업무를 본청에서 직접 지시를 받고 일하던 파견근로자와 소방용역근로자를 대상으로 공개채용방식을 거쳐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며 미화와 시설관리, 홍보관쪽 업무를 담당하던 비정규직들은 자회사 직원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공사 측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권고안이기 때문에, 모든 노동자에 대해서 전환할 의무는 없다고 본 셈이다.


이에 직접고용 대상자는 정년이 원래 공사측의 정년 나이인 만 60세가 되며 자회사 전환 대상자는 정년이 만 60세와 65세가 된다. 사측은 미화와 시설관리 직종은 자회사 전환시 65세 정년을 보장해주겠다고 하지만 나머지 직종에 대해서는 60세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 고령 노동자가 많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대상자 1200여명 중에 60세 이상 노동자 150여명이 해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고령자 친화직종의 정년을 65세로 할 것으로 권고했었다.

이날은 가스공사노조가 대구 본부에서 서울 청와대 앞으로 나온 첫 시위이며 대구 본사에서의 파업을 하는 첫 날이기도 하다. 이들은 정년 때문에 해고될 지도 모르는 노동자를 포함해 120여명이 본사에서 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직접고용이 되기까지에도 전환채용이 아닌 공채방식의 채용과정을 거쳐야하며, 자회사로 전환되더라도 모두가 65세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고 고용조건 또한 열악하기 때문에 좀더 안정적인 고용방식을 사측이 정부의 가이드라인대로 따라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내용이며 다른 내용이 아니다"라며 "비정규직 제로라는 이름으로 단물을 다 빨아먹은 정부는 정작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챙기지 않는다"며 규탄했다.

이들은 "정규직 전환의 취지를 무시하며 정년을 단축하고 공개경쟁채용 카드로 비정규직노동자의 생존권을 쥐고 뒤흔드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사측은 2년 동안 사측위원을 4번이나 교체하며 교섭 시간을 끌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Δ노사전협의회 성실 참여 Δ상시지속업무 비정규노동자 직접고용 Δ채희봉 사장 비정규노동자 면담 Δ가스공사에 대한 정부 측의 지도 감독 등을 요구했다. 노조측은 지난 2일과 13일 본사에서 부분파업과 천막농성을 시작했고 이날(28일)부터 대구 한국가스공사 본사에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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