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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응답하라 2003', 현대차 '사스'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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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기자
  • 2020.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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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이 베이징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돼 류치 베이징시 서기로부터 명예시민증과 기념메달을 전달받고 악수하는 모습. /사진=머니투데이DB
17년 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중국 정부로부터 한 통의 감사 편지를 받았다. 당시 중국 전역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어려움을 겪을 때 현대차그룹이 도움을 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였다.

사스가 창궐했던 2003년은 현대차가 중국에 본격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다. '쏘나타'를 현지에서 판매한 지 채 6개월도 안 돼 사스가 발발하며 현대차 중국 사업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그러나 현대차는 현지 공장이 위치한 베이징시 사스 대책본부에 '쏘나타' 10대를 기증하며 사스 퇴치를 진심으로 도왔다. 공장 소독·방역을 철저히 해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사스 청정구역'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 덕분에 정 회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베이징시 명예시민으로 추대됐다. 2003년 현대차 중국 판매 목표는 5만대였지만 사스가 창궐했는데 불구, 5만2128대를 팔았다.

17년이 지난 2020년. 현대차는 또다시 중국 사업에서 '신종 코로나'라는 악재를 만났다. 2003년 막 중국에 진출했던 당시보다 이번 사태는 한결 어려워 보인다.

바이러스 확산 속도도 사스 때보다 훨씬 빨라졌고, 중국 내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도 더 심해졌다.

현대차는 안전 보장과 사업 수행을 모두 해내기 위해 중국 주재원에게 긴급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현지 주재원 가족들은 모두 한국으로 귀국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동시에 현대차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피해 복구를 위해 1500만위안(한화 25억3000만원) 규모의 의료물품과 지원금을 내놓았다.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현지에선 즉각 감사 인사가 쏟아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정부를 비롯한 현대차의 지원 소식에 "우정의 손길에 감사한다"는 답글을 올렸다.

현대차의 DNA에는 17년 전 사스를 극복한 기억이 분명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반드시 이겨내야 하는 최악의 사태를 통해 현대차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는 더 높아질 것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의 극복은 이제 시작이다. 완전 퇴치까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하지만 현대차의 따뜻한 지원은 분명 '전화위복'의 단초가 될 것이다. 아버지가 17년 전 중국에서 받았던 감사 편지를 이제 아들 정의선 부회장이 다시 받는 장면은 그리 먼 일이 아니다.
사진제공=이건희
사진제공=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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