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靑선거개입' 기소도 정면돌파…형식적인 'NO패싱'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이세현 기자,서미선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추 장관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 단행을 앞두고 이날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과 비공개 면담을 할 예정이다. 2020.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이세현 기자,서미선 기자 = 법무부가 검찰에 '다양한 의견 수렴'을 지시하며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기소 과정을 에둘러 비판한 지 하루 만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권 핵심 인사들을 대거 기소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음에도 윤 총장이 수사팀 의견을 들어 기소를 최종 결단하면서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29일 청와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 전 민정수석, 송철호 울산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 총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번 기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시간 반 가량 대검찰청 청사에서 진행된 '울산시장 선거개입 고발 사건' 관련 처리 회의에서 결론이 났고, 이 내용을 토대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종 지시해 이뤄졌다.

회의에는 윤 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외에도 구본선 대검 차장, 배용원 대검 공공수사부장,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 등 수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증거나 법리상 기소가 타당하고 총선을 앞두고 신속한 기소가 필요하다"며 기소의견을 냈다. 하지만 이 지검장은 '수사를 보완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기소 보류 입장을 밝혔다.

이 지검장은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에 대해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으니 소명할 기회를 부여한 뒤 사건을 처리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기소대상에 대해서도 전문수사자문단과 중앙지검 부장회의에 부치자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최종 결정권자로 13명 기소를 결정해 지시했고, 이는 차장 전결로 처리됐다. 다른 참석자들과 입장을 달리한 이 지검장의 의견은 회의록에 기록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지검장이 반대 의견을 밝혔으나 기소가 강행됐다는 점에서 이번 기소도 최 비서관 기소 사례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 인턴 문제에 연루된 최 비서관의 기소가 지검장 결재·승인 없이 차장전결로 처리된 것을 두고 감찰까지 시사하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또한 법무부가 일선 검찰청에 부장회의 등 내부 협의체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위원회를 적극 활용해달라고 공문을 내린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도 갈등에 불을 붙일 여지가 있다. 이 지검장이 법무부 지침에 있던 '부장회의' 회부를 언급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법무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법무부는 이날 기소와 관련해 검토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당장 입장을 내 대응하지는 않을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안은 법무부가 지시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등 협의체 활용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성격이 전문적이고 보안이 필요하며 복잡했다"며 "30여명의 대규모 수사팀이 일치된 결론을 냈고 대검 수뇌부도 매일 보고를 받았지만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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