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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앙된 진천…"천안은 자국민이고 진천은 타국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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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목 기자
  • 2020.01.2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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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중국 우한 교민들이 수용될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서 주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정부는 이날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군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2곳에 우한에서 귀국을 희망하는 한국인 720명을 분산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허베이성 우한시에 체류하는 한국인 694명 중 절반을 충북 진천에 격리하는 방안을 29일 확정한 가운데 이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당초 수용 예정지였던 천안에서 갑작스럽게 바뀐 것인데, 진천 지자체나 지역사회와 아무런 협의 없이 추진된 결정이라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4시40분 격리 수용소로 결정된 충북 진천군 덕산읍 충북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 지역 주민 300여 명이 모여 정부의 격리수용 방안을 성토했다.

이 자리에 모인 주민들은 "인재개발원 인근에 2만6000명이 거주하고 있고 학생도 6500명이 있다"며 "대형 병원도 없어 감염시 응급대처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우한 폐렴과 관련해 30~31일 전세기로 국내 송환하는 중국 우한 지역 교민과 유학생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확정하자 29일 아산, 진천 주민들이 격리 생활시설 진입로를 막아서며 정부의 교민 수용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우한 폐렴과 관련해 30~31일 전세기로 국내 송환하는 중국 우한 지역 교민과 유학생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확정하자 29일 아산, 진천 주민들이 격리 생활시설 진입로를 막아서며 정부의 교민 수용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들은 트랙터 등 농기계와 중장비를 동원해 인재개발원 입구를 봉쇄하며 진천 격리수용 결사반대를 외쳤다. 농기계에는 '천안시민은 자국민이고, 진천군민은 타국민이냐'는 내용의 현수막도 걸렸다.

지역 정치권도 정부 결정에 거부감을 표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거밀집 지역이자 의료체계 취약지인 충북혁신도시를 수용시설로 결정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인구밀도, 격리 용이성, 의료기관 연계성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함에도 이런 원칙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상지 결정과 관련해 어떤 협의와 조율도 없이 언론으로부터 결정소식이 알려진 것에 대해 군민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며 "정부는 불안감 해소를 위해 재검토 계획을 포함한 종합대책 등의 조속한 입장을 표명 해달라"고 촉구했다.

진천군의회와 진천 사회단체, 충북혁신도시에 위치한 상신초등학교 학부모들도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국회 경대수 의원(자유한국당·증평진천음성)도 "정부가 공동 주거형 아파트와 공공기관이 밀집한 혁신도시에 교민을 수용하겠단 방침은 명백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충북 진천군 덕산청년회 등 주민들이 29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중국 우한 체류 한국인의 집단 격리수용을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충북 진천군 덕산청년회 등 주민들이 29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중국 우한 체류 한국인의 집단 격리수용을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진천군과 함께 충북혁신도시를 행정구역으로 포함하고 있는 음성군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조병옥 음성군수는 입장문을 통해 "수용시설 인근 주민에 대한 정책적 대안 없이 대규모 송환 인원을 충북혁신도시에 수용키로 한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번 수용시설 결정에 대한 진천 지역사회의 반발은 정부의 결정 번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는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 교민을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시설로 결정된 인재개발원 인근에 진천 인구가 밀집돼 있단 점도 불안심리를 키웠다. 인재개발원 반경 1㎞ 내에 아파트 등 6285가구 1만7237명이 거주하고 있다. 8만 여명에 불과한 진천 인구의 상당수가 이 지역에 거주하는 것이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등학교 등 교육기관 10곳에 청소년 3521명이 다니고 있다.

한편 정부는 오는 30~31일 이틀에 걸쳐 오전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한국인을 송환할 전세기를 4차례 띄워 김포공항으로 송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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