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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프리즘]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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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 2020.01.3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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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30일 중국 내 감염증 확진자 수가 7700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2002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 당시 확진자 수를 이미 넘어섰다.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4명으로 6명으로 늘었다. 이 중 한명은 2차 감염자다.

 빛의 속도로 퍼지는 이 바이러스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생물학자들은 중국 우한시장에서 불법매매된 박쥐 혹은 박쥐를 먹은 밍크에서 시작된 것으로 본다. 사실 인간이 박쥐나 야생 오소리, 밍크, 뱀 등 야생동물과 접촉하는 건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 야생동물을 산 채로 잡아 먹는 등 특이한 식문화가 신종 바이러스를 자꾸 불러낸다. 사스와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등 최근 발생한 신종 바이러스의 70%가량이 야생동물에서 시작됐다는 보고도 있다.

 가령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는 인간과 침팬지의 비정상적인 접촉에서 유래됐다는 게 정설이다. 사스 바이러스도 박쥐를 먹은 사향고양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야생동물 매매시장이 아니었다면 박쥐와 사향고양이가 만날 일이 있었을까. 결국 인간의 탐욕이 재앙을 초래한 셈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사태가 확대된 뒤에야 야생동물 거래를 중단했고 우리 정부도 박쥐류와 뱀, 오소리, 너구리, 사향고양이 등의 국내 반입을 중단했다.

 # 신종 전염병에 대한 정부의 방역대책은 모자란 것보다 지나친 게 낫다. 여러 재난 상황 초기에 정부가 너무 신중히 접근해 몇 번 골든타임을 놓친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표방했지만 결국 2차 감염을 막진 못했다. 뚫린 방역체계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 이럴 때일 수록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고 손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위생 관리에 만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자신을 위해, 서로를 위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과도한 공포감과 경계심은 사회를 위협에 빠트린다. 합리적 이성의 경계점을 넘어 집단적 이기주의를 부추긴다. 가령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은 지역사회에서 ‘살아 있는 좀비’로 몰릴 판이다. 감염자가 들른 매장은 ‘방사능 오염지역’에 준하는 취급을 받는다. 오죽했으면 “이곳에 확진자가 들르지 않았다”는 기사가 대서특필될까. 중국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혹은 중국에 살던 교민이란 이유만으로 혐오 대상이 된다. 이런 분위기라면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오히려 꽁꽁 숨어버리는 역효과를 낳지 않을까. 정부의 우한 교민 이송작전을 둘러싼 사회 갈등도 그렇다.

 2016년 영화 ‘부산행’에서 감염된 좀비떼로부터 공격을 받는 열차 뒤칸 사람들을 구조하는 대신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있다며 합심해 문을 걸어잠근 앞칸 승객들, 2013년 바이러스 재난영화 ‘감기’에서 바이러스 유발 도시지역을 폐쇄하자는데 찬성한 사람들이 오버랩된다.

 진짜 나쁜 건 시민들의 불안심리를 파고들어 바이러스가 아닌 극도의 공포감을 확산하는 가짜뉴스들이다. 중국산 김치를 먹거나 감염자와 눈만 마주쳐도 바이러스가 옮는다는 등 바이러스에 대한 과장된 정보부터 “지하철역에서 의심환자가 쓰러졌다” “대중복합시설을 활보했다” “특정 병원이 폐쇄됐다” 등 거짓정보가 유튜브 등에 넘쳐난다. 자극적인 콘텐츠로 한철 대목을 노리는 세력이다. 여기에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마저 사회적 불안심리로 국민을 이간질하며 혼란을 부채질한다. 인간의 감춰진 탐욕이 바이러스보다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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