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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조원태의 우한(武漢) 우환(憂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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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 2020.02.05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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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 확산 공포 속에 우한행 전세기에 탑승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이목이 쏠렸다. 우한 현지 공무원의 말 한마디에 졸지에 '밥숟가락 얹은' 철없는 회장님이 됐다. '쇼잉'(보여주기) 논란은 출발 전부터 이미 있었다. 사고뭉치 회장에 미운털 박힌 집안 이미지까지 겹쳤기에 애초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려운 행보였다.
 
국가적 사안에 직원들까지 자원해서 험지로 가는데 총수로서 솔선수범을 하는 게 옳지 않냐는 시선과 그래봐야 민폐 내지는 의도된 연출이라는 네거티브한 시각이 엇갈렸다. 적어도 놀러가진 않았고 경영권이 위태로운 전운이 감도는 타이밍이었는데도 일각의 시선은 참 냉정하다.
 
그렇다면 조 회장은 이런 '부작용'을 미리 알지 못했을까. 이번 '쇼잉'을 통해 그가 얻으려 한 것은 무엇일까.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요청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산 못난이감자는 '선한 영향력' '멋진 상생' 소리를 듣는데 왜 유독 조 회장에겐 색안경을 쓸까. 정답 찾기가 어렵지 않은 의문이 꼬리를 잇는다.
 
한진그룹 내부의 얘기를 종합하면 조 회장은 일단 미담에 따라붙을 부작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누가 가라고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관련부서와 주변에선 만류했다고 한다. 감염 걱정보다 "좋은 일하고도 욕 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주류였다. 그 역시 막판까지 고민했다. 하지만 결론은 "'쇼잉'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다. 승무원들이 자청해서 가는데 내가 앞장서는 게 맞지 않냐"며 강행을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조 회장이 비행기에 앉아 있는 모습을 찍어 보도자료로 내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시작은 이렇다 치고 진짜 다른 속내가 있지 않을까 의심해볼 수 있다. 생각해보니 조 회장이 아닌 다른 총수가 갔어도 민폐 운운하며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으면 도리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얻으려 했을까. 이 시국에 전염병을 무릅쓰고 전세기를 지원하고 직원들을 보내고 본인까지 직접 간다고 해서 범나랏님(국민연금)이 자기편을 들어줄 거라 생각했을까. 어차피 잘하면 당연하고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뭇매를 맞는 게 국적항공사의 숙명이다. 게다가 다녀와 보니 누님인 공주님이 공공연한 적국으로 사실상 망명해서 역공을 펴고 있으니 허탈하기만 하다.
 
삐딱한 시선을 감안하더라도 일단 경영자로서 리더십과 이미지 개선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땅콩회항' '물컵갑질'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집안 이미지에 '가식'이란 소릴 들을 수는 있지만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요소다. 진정성이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고 설사 3월 주총을 앞둔 타이밍에 기획된 '쇼잉'이란 소리를 들어도 사회적으론 '바람직한' 노림수다. 비행기에서 내려도 민폐, 안 내려도 민폐라고 째려보는 시선은 어쩔 수 없다. 어쨌든 그가 위험을 무릅쓴 것은 사실이다.
 
조 회장은 우한에서 돌아온 뒤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그렇다고 집에만 박혀 있을 상황도 아니다.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지만 신종코로나의 충격보다 훨씬 무서운 경영권 방어책에 골몰하고 있다. 그에게 주어진 2주간의 두문불출 고민의 시간, 이젠 '희생'이 아닌 '반격'을 도모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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