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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소송 배제 않는 이유 "다른 금융사에도 나쁜 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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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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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06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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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주도 관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6일 간담회를 열고 손 회장 거취에 대한 논의를 벌인다. 손 회장이 이 자리에 나와 거취를 밝힐지도 주목된다. 손 회장이 이대로 물러서면 라임사태 등이 걸린 다른 금융회사 CEO들이 같은 중징계를 당했을 때 나쁜 선례가 될 수 있어 소송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치공학적 논리를 배제하고 이번 사안만 놓고 본다면 손 회장의 법적 대응은 충분히 현실성 있는 선택지로 꼽힌다. 임원 징계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금감원이 무리하게 징계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손 회장이 소송에 나선다면 다음달 초 예정된 금융위의 제재 통보 이후 행정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해당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진행할 전망이다.



'불완전판매' 지적하더니…금감원, '자본시장법' 패싱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는 은행들이 고위험 상품을 금융지식이 부족한 고령층에 집중 판매한 이른바 '불완전판매'가 핵심이다. 은행들이 역대 불완전판매 분쟁 사상 최고 배상비율(20~80%)에 따라 배상에 나선 이유다.

하지만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제재를 규정한 '자본시장법'이 아닌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지배구조법)을 들이밀며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했다.

금감원이 애초부터 CEO 징계를 염두에 두고 징계절차에 들어갔단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인한 문책경고는 금융위원회 결의가 필요한 데 반해, 지배구조법 위반에 따른 문책경고는 금융위 결의 없이 금감원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감원이 징계 근거로 내세운 지배구조법 상 '내부통제 마련 의무' 규정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위반·운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 중징계를 내렸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내부통제기준은 갖추고 있지만, 그 기준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그에 따른 감독책임을 제대로 못해 DLF라는 위험한 상품이 판매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지배구조법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금융회사의 제재만을 규정하고 있다. 내부통제 위반과 운영실패에 대한 제재 근거는 없다. 내부통제 위반과 운영실패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법 개정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무엇보다 금감원의 논리대로라면 금융회사가 법에 따라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더라도, 그 운영·감독의 실패를 이유로 경영진 제재가 가능해진다. 이번 사태로 임원들이 중징계를 받은 우리·하나금융 뿐 아니라 '라임 사태'에 얽혀 있는 신한금융도 남의 일이 아닌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애초에 CEO 징계를 타깃으로 짜맞추기식 제재에 들어간 측면이 있다"며 "이번 사태가 자칫 나쁜 선례가 될 수 있어 손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금융권 모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위자와 감독자 제재 수준도 논란


규정을 위반한 행위자와, 이를 감독해야 할 감독자의 제재 수준이 같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우리은행 직제는 'WM담당부장-WM그룹장-영업부문장-은행장'으로 돼있다. 금감원은 정종숙 우리은행 부행장보(당시 WM그룹장)와 손 회장(은행장)에 중징계를 내렸다. WM그룹장을 행위자로, 은행장을 직접 감독자로 판단한 것. 직급상 두 사람의 사이에 있는 정채봉 영업부문장은 경징계였다.

금감원은 "정 부문장은 (내부통제 감독) 역할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또 통상 감독자는 행위자보다 1단계 감경이 적용되고, 차상위 감독자는 직상위 감독자보다 1단계 추가 감경이 적용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엔 행위자와 감독자의 징계 수위가 같았다.

특히 상품출시와 판매 업무는 WM담당부장의 전결 업무에 해당한다. 매년 약 2000개의 펀드가 출시되는 상황에서 은행장이 실무적으로 관여하거나 직접 관리·감독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은행 측은 주장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DLF 판매와 관련해 은행이나 관련 임직원이 잘못이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으므로, 그에 따라 불완전판매 책임 등으로 적법한 제재가 부과되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지배구조법의 무리한 적용으로 CEO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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