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극 성적표 받아든 카드사···대형 '양호', 중소 '흐림'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지난해 초 적용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형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른 수건 짜내기식의 비용절감과 사업다각화 노력으로 충격을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중소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한·삼성 선방, KB는 오히려 10%↑

9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2% 감소한 5088억원이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1년 전보다 2.4% 줄었다. 4분기에 실시한 희망퇴직 처리 비용의 영향도 반영됐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3441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0.3% 감소했다. 대형 유통매장인 코스트코와의 계약 종료로 취급고가 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마트와의 제휴 등을 통해 이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31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1년 전보다 10.4%가 증가했다. 연체율이 낮아져 대손 관련 비용이 줄고, 신규 진출 사업이 어느 정도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카드의 성적도 전년 대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518억원으로 2018년보다 18.7%가 늘었다.

수수료 의존 하나 47%↓···우리, 사업다각화 노력에도 10%↓

이와 달리 하나카드는 지난해 5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전년 대비 47.2%나 급감한 것이다. 하나카드는 상대적으로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이 경쟁사보다 높다. 하나카드와 마찬가지로 수수료 의존 비중이 큰 롯데카드의 성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40.7% 준 410억원이었다. 우리카드도 114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보다 약 10% 가량 순익이 감소했다.

업계에선 더 이상 결제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산업 구조가 정착되고 있어 중소형 카드사들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소비 정보를 상업적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중소 카드사들도 신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