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광→부울경, 부동산 큰손이 움직인다

지난해 6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 삼성물산 ‘래미안 어반파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 모습/사진= 뉴스1

최근 지방 원정투자자들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주목하고 있다.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앞서 투자자들이 몰리던 '대대광(대전·대구·광주)'은 집값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우려와 함께 분양가도 치솟으며 시세차익 실현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열기 식는 '대대광'… 광주선 아파트값 1억 넘게 하락10일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7~2019년) 대전, 대구, 광주의 매매가 상승률은 각각 21.84%, 9.32%, 16.97%였다. 지방 평균 상승률 5.42%를 최대 4배 이상 상회해 현재 집값이 고점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광주에서는 가격이 하락한 단지도 등장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광주 봉선동 ‘H 아파트’(2014년 11월 입주)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해 12월 7억3000만원에 거래돼 11개월 만에 1억6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인근 ‘J 아파트’(2016년 12월 입주)도 동일 면적 가격이 1억1000만원 하락했다.

이들 지역은 평당 분양가도 전국에서 순위 안에 들 정도로 상승폭이 컸다. 부동산114 자료를 통해 3년 동안(2017~2019년) 분양가 상승폭을 살펴보면 대대광을 포함한 5개 지역이 전국 평균(218만원)을 웃돌았다. △서울 454만원 △광주 388만원 △대전 345만원 △대구 321만원 △경기 245만원 등이다.

이처럼 매매가와 분양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대대광에서는 이전과 같은 시세차익을 누리기 어려워진 모습이다. 투자자들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타 지역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투자자 몰리는 '부울경'… 아파트값도 상승세

신영이 다음 달 울산 동구 서부동 일원에서 분양하는 '울산 지웰 시티 자이' 조감도/사진= 신영

특히 현재 집값이 저점에 있어 매수 부담이 적으면서도 규제 완화, 지역 경기 회복 등으로 시세 상승 여력이 충분해진 부울경으로 투자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8년 대비 지난해 부울경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건수는 △부산 1819건 △울산 1485건 △경남 438건 순으로 3개 지역 모두 증가했다. 반면 호황을 누리던 대대광은 대전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 -1536건 △광주 -552건이다. 대전은 122건 증가했다.

분양시장에서도 부울경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울산에 분양한 ‘문수로동문굿모닝힐’은 정당계약 시작 4일 만에 완판됐다. 같은 달 부산에 공급된 ‘센텀KCC스위첸’은 67.76대 1로, 지난해 부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울산과 거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현대중공업이 대형 선박을 연이어 수주하는 등 지역 경제 기반인 조선업이 회복세를 보이자 부동산시장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도 지난해 11월 3개구(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부울경의 아파트시장 분위기도 호전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마지막 주 부울경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울산 0.1% △부산 0.04% △경남 0.02%로 전주 대비 상승했다. 울산은 9월 넷째 주 이후 18주, 부산은 11월 둘째 주 이후 11주 연속 상승세다. 경남은 지난달 넷째 주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전 까지만 해도 대대광과 대척점에 있던 부울경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서서히 오르는 추세”라며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와 더불어 현재 부울경의 집값이 많이 빠져있는 데다 공급 물량 감소로 신규 아파트 희소성도 높은 만큼 당분간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부울경 신규 분양 단지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신영이 다음 달 울산 동구 서부동 일원에서 분양하는 ‘울산 지웰시티 자이’ △㈜삼정이 이달 부산 남구 대연동 일원에 선보이는 ‘대연 삼정 그린코아 더베스트’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이 부산 연제구 거제동 일원에 분양하는 ‘거제2구역재개발’(가칭) △반도건설이 다음 달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파지구 공1블록에 공급하는 '성산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