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잠자던 1조4000억원 주인 찾았다

/사진제공=금융감독원

#70대 은퇴생활자 A씨는 과거 지인의 추천으로 비상장주식에 투자했다. 20년 가까이 잊고 지냈지만, '숨은 금융자산 찾기' 캠페인 안내문을 받은 뒤 투자 사실이 떠올라 예탁결제원을 방문했다. A씨의 '혹시나'하는 마음은 2000주(평가금액 약 1078만원)과 배당금 약 182만원으로 돌아왔다.

금감원은 지난해 11~12월 6주간 전 금융권과 공동으로 '숨은 금융자산 찾기'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총 162만명의 소비자가 약 1조4000억원의 금융재산을 찾았다고 10일 밝혔다.


앞선 4년간의 캠페인에서 주인을 찾은 금융자산은 2조3000억원 규모로, 관련 법규상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금융재산'이 대상이었다. 작년에는 3년 이상 거래가 없었던 '장기미거래금융재산'까지 캠페인 대상에 추가되며 실적이 크게 늘었다. 실제로 작년 주인을 찾은 휴면금융재산은 2207억원, 장기미거래금융재산은 1조1746억원이었다.

금융재산의 종류별로는 보험금이 924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예·적금(3013억원), 휴면증권(1054억원), 미수령주식(574억원), 실기주 과실(55억원), 신탁(10억원) 등이다. 실기주 과실이란 투자자가 주식을 인출한 뒤 본인 이름으로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주식에 발생한 배당금 또는 배당주를 말한다.

특히 보험금은 중도보험금·만기보험금 등 장기 미거래 금액이 대부분(8781억원)이었으며, 예·적금의 경우 상호금융(2594억원)에 맡겨 놓았던 금액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46.1%)의 고령층이 가장 많은 자산을 찾았으며, 50대(31.5%), 40대(13.9%), 30대 이하(8.6%)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온라인 거래가 많지 않은 고령층이 방송·신문 등을 통해 캠페인을 접하거나, 금융사의 개별 안내를 보고 많은 돈을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업점·고객센터'를 직접 방문해 찾아간 금액이 1조3000억원(94.8%)에 달했다.

한편 금감원은 올해 캠페인에선 '카드포인트'도 함께 찾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작년 상반기 말 고객이 사용하지 않고 남은 카드포인트는 총 2조3000억원에 달한다. 또 고령층이 은행을 방문하면 창구 직원이 모든 은행의 계좌와 잔고를 파악해 안내하거나, 보험설계사가 고령층 고객에 따로 연락해 안내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아울러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의 조회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 명의의 전 금융권 계좌뿐만 아니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돼 있는 휴면금융재산까지 조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페인 기간이 아니더라도 숨은 자산을 확인하려는 소비자는 어카운트인포 인터넷·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개인의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우체국·증권사 계좌와 보험 계약 현황을 조회할 수 있으며, 잔액이 50만원을 넘지 않고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았다면 곧바로 잔액을 이전한 뒤 계좌를 없앨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