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아니었으면...작년 '세수 대형사고'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해 국세 수입이 이후 6년 만에 감소했다. 부동산 증세로 종합부동산세가 전년보다 42.6% 더 걷히지 않았다면 자칫 '세수 대형사고'가 터질 뻔했다.

10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19회계연도 세입·세출 실적'에 따르면 작년 국세수입은 전년대비 1161억원 줄어든 293조4543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1조1000억원) 이후 첫 감소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국세수입은 재정분권 등 제도적 요인과 자산시장 안정, 수입 감소 등 경기적 요인으로 최근 3년의 높은 증가세에서 정체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종부세, 상속증여세 등이 전년보다 많이 걷히며 대형사고를 면했다.

지난해 종부세는 전년(1조8728억원)보다 42.6%(7985억원) 많은 2조6713억원 걷혔다.

2018년 9월 13일 정부가 발표한 '9·13 주택시장 안정방안'에 따라 지난해 종부세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정부는 종부세 과표 3억~6억원 구간을 신설했다. 과표 3억원 초과 구간 세율은 종전보다 0.2~0.7%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최고세율은 2.7%까지 인상됐다. 작년 12월 16일 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종부세를 재차 인상, 올해 종부세 세수는 작년보다 많이 걷힐 전망이다.

기재부는 세율과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80%→85%),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 영향으로 종부세가 전년보다 많이 걷혔다고 설명했다. 정부 세입예산(2조8494억원)보다는 적게 걷혔지만 차이가 크지 않으며, 일부는 올해로 넘겨 납부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속증여세는 9702억원 증가한 8조3291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관련 세금이 증가하면서 매도 대신 증여를 택한 경우가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관세 등이 크게 줄었다. 특히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양도소득세는 전년대비 10.7% 줄어든 16조1011억원 걷혔다. 2018년에는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 부동산 거래 증가로 양도소득세는 2017년 대비 19.1% 늘어난 18조22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증권거래세 역시 기저효과로 전년(6조2412억원)보다 28.3% 적은 4조4733억원 걷히는데 그쳤다. 관세는 9331억원 감소한 7조8821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경기가 악화하면서 수입이 쪼그라든 영향이다. 지난해 수입액은 6.0% 감소한 5032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