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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기술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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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2020.02.11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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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오는 7월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인사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다. 포드, 슬론, 다임러, 페라리도 올랐다. 이 소식은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이 100조원,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를 합해 전체 매출 200조원 시대가 열렸다는 소식과 거의 동시에 나왔다.
 
고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창업한 현대차는 1967년 탄생했다. 약 10년간 고전하다 1976년 고유모델 ‘포니’가 나왔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황기사(유해진 분)를 포함한 광주 택시기사들이 몬 차다. 포니는 ‘쏘나타’ 다음으로 한국 자동차산업 역사에서 큰 존재감을 가진다. 1985년에는 ‘엑셀’이 출현해서 처음으로 자동차의 ‘신의 영역’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20년 후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지었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거의 국민차였던 ‘쏘나타’가 탄생했다.
 
1996년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를 맡는다. 1998년 기아차를 인수했다. IMF 외환위기로 잠시 주춤했던 현대차는 2001년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고 순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정몽구 회장 체제가 시작된 지 10년 만인 2006년 글로벌 6위에 진입했고 지난해에는 GM에 이은 5위에 올랐다.
 
현대모비스의 전신 현대정공을 성공적으로 키운 정몽구 회장 체제의 현대차에서는 품질경영이 특히 강조됐다. 1998년 미국에서 ‘10년간 10만마일 무상보증’을 도입했다. GM과 토요타는 경악했다.
 
흔히 정몽구 리더십의 요체를 ‘뚝심’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틀린 말이다. 자동차는 매우 섬세한 물건이고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다. 2만개 넘는 부품이 한 치의 오차 없이 함께 작동해야 하고 사소한 잡소리에도 소비자는 발길을 돌린다. 정 회장은 청년 시절부터 현대자동차써비스 공장에서 잔뼈가 굵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가장 잘 알았고 현대가 만든 자동차의 장단점도 훤히 꿰었다. 오너가 기술에 약하면 리더십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줬는데 정 회장은 헨리 포드, 포르쉐, 그리고 폭스바겐의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에게 필적하는 최고의 엔지니어다.
 
현대차는 현대중공업과 함께 아산이 일군 ‘현대 DNA’가 대표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기업이다. 한국 경제의 기존 구조를 규정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포스텍 송호근 교수는 현대차의 성장과정이 한국 제조업의 역사며 아산의 일대기 자체가 한국 산업화의 스토리고 현대의 강점과 허점이 그대로 한국 경제의 내부구조로 이전됐다고 본다. 아산의 일생과 현대의 역사를 관류하는 두 개념이 ‘열정’과 ‘도전’인데 송 교수는 이 두 개념이 고성장 시대 한국의 사회심리적 기(氣)였다고 해석한다. 한국 산업화의 심정적 자산과 같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고수’였다. 그 시대에 이미 경제와 사회의 디지털화를 마치 예견한 것 같아 보인다. 애플 ‘아이폰’이 나오기 10년 전에 이미 “자동차의 전자화는 장차 자동차 사업의 성패를 가늠할 궁극적 핵심요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했고 이제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지향한다. 자동차는 점차 문화상품이 돼간다.
 
지난 8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전미주지사협회에 미래차 사업과 모빌리티 혁신을 알렸다. 10일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기술과 문화가 본격 융합하는 시대, 한국의 글로벌 시장 진격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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