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싼 대출 상품 있어요"···외국·지방銀, 핀테크로 판로모색

대출 상품을 홍보할 기회가 부족한 외국계·지방은행들이 최근 핀테크 업체의 ‘비대면 맞춤 대출비교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대출관련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플랫폼을 활용하려는 은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창구를 통한 대면 서비스 위주였던 대출 상품의 판매 패러다임이 신기술과 만나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 사이 핀테크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이들이 서비스 중인 ‘비대면 맞춤 대출 비교 서비스’에 자사 상품을 탑재한 은행들이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1호 대출비교 서비스 ‘내 최저금리 찾기 서비스’를 출시한 ‘핀다’의 경우 1월 20일부터 한국씨티은행과 BNK경남은행의 상품을 맞춤 대출 비교 서비스에 추가했다. ‘뱅크샐러드’는 지난해 9월 일찌감치 우리은행과 제휴를 맺고 소액대출상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대출 상품 탑재를 준비 중이다. 하나은행과 SK텔레콤 합작사인 ‘핀크’도 지난해 말부터 한국씨티은행과 광주은행의 맞춤 대출 상품을 자사 플랫폼에 올려 서비스하고 있다.

핀테크 업계 1위인 ‘토스’는 최근 하나은행·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BNK경남은행과 제휴를 맺었다. 기존의 광주은행·수협은행을 포함해 총 6개의 은행 대출 상품을 비교해 볼 수 있다. 토스 관계자는 “향후 은행들과 추가 제휴를 맺을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더 많은 대출 상품을 직접 비교해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핀테크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맞춤 대출비교 서비스는 지난해 5월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단순히 소개만 하는 게 아니라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검색·비교한 후 예상 금리와 한도까지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서비스가 가동된 7월 이후 6개월 여 동안은 금융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난해 12월초 기준으로 가장 많은 비교 대출 상품을 구비한 플랫폼이 저축은행을 포함해 6개 금융사와 제휴한 ‘토스’일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저축은행 뿐 아니라 은행들이 속속 핀테크 업체의 플랫폼에 합류하면서 양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핀테크 업체들의 대출 비교 서비스에 제1금융권 은행들의 참여가 최근 늘고 있는 이유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이 확산되 있어서다. 특히 면대면 은행 점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외국계·지방은행들이 적극적이다. 시중은행과 비슷한 조건의 대출 상품을 갖고 있으면서도 인프라 부족으로 제대로 홍보와 마케팅을 할 수 없었던 외국계·지방은행들이 신기술의 힘을 빌려 대출 상품 영업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물론 국내 시중 은행들의 핀테크 업체 대출 서비스 참여가 여전히 요원하고 이를 활용해 직접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수가 아직 많지 않은 점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시중 은행이 합류하지 않으면 결국은 반쪽짜리 서비스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의 이용도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켜봐야 할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