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테크노마트 상가 1000만원에 팔렸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 전경. /사진제공=지지옥션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과 온라인쇼핑 활성화로 전자제품, 의류 등 특정 제품을 함께 파는 집합상가의 시장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경매시장에선 최초 감정가 2억원짜리 매물이 10회 이상 유찰돼 1000만원에 팔린 사례까지 나왔다.
2~3년 전부터 공실 증가…14번 유찰된 1층 상가 11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14일 서울 남부지방법원 경매 법정에서 서울 구로구 구로동 소재 ‘신도림테크노마트’ 1층 매장(면적 10.4㎡)이 1088만1000원에 낙찰됐다.

해당 매물은 지난 2017년 감정가 2억2200만원에 경매로 나왔지만 2년간 14번이나 유찰되는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5%에 불과하다.

같은 날 인접한 1층 매장(면적 10.2㎡)도 감정가 2억1700만원의 5% 수준인 104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신도림테크노마트는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 남부광장에 지하 7층~지상 40층 연면적 28만4297㎡ 규모로 들어선 대형 쇼핑몰로 2007년 12월 준공됐다. 저층부엔 스마트폰, PC 등 IT제품과 잡화, 음식 등을 판매하는 소형 매장이 많은데 매출 감소로 2~3년 전부터 공실이 많아졌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대형 복합쇼핑몰에 유동 인구가 많은 1층인데도 여러 차례 유찰된 이유는 상권 침체로 장기간 공실이 발생한 탓”이라며 “낙찰자가 해당 매장에서 새로 영업을 하거나 임차인을 구하려면 그동안 밀린 임대료와 내부 수리를 위한 추가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대문 패션타운 중심에 위치한 밀리오레 전경. /사진제공=지지옥션

동대문 패션타운 중심지 상가도 헐값 낙찰동대문 패션타운 중심부에 있는 의류업체 집합상가 ‘밀리오레’와 ‘굿모닝시티’에서도 여러 번 유찰 끝에 최초 감정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낙찰된 사례가 속출했다.

지난달 16일 경매가 진행된 밀리오레 3층 상가(면적 3.8㎡) 매장은 12회 유찰 끝에 최초 감정가 6700만원의 7% 수준인 487만원에 낙찰됐다. 이후 진행된 지하 2층 상가 2곳(면적 4.4㎡, 4.2㎡)도 각각 최초 감정가의 11%, 14% 수준인 820만원, 1122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지난달 굿모닝시티 1층 매장(면적 7.1㎡)은 4회 유찰된 이후 최초 감정가 1억7800만원의 42%인 7527만원에, 이달 초 6층 매장(면적 7.3㎡)은 10회 유찰된 뒤 최초 감정가의 11% 수준인 570만원에 각각 손바뀜했다.

온라인쇼핑 시장 확대로 집합상가 몸값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오 연구원은 “온라인쇼핑 선호에 따른 상권침체로 임대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만큼 집합상가 경매 매물은 낙찰가율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서울 상업시설 경매시장도 전반적으로 움츠러든 분위기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0일까지 서울 시내에서 상가, 오피스텔 등 업무상업시설 2200건 경매가 진행됐는데 이 중 26.9%인 576건만 낙찰됐고, 평균 낙찰가율은 51.4%로 집계됐다.

올해 경매시장에 나온 상업시설 매물 중 약 75%가 유찰됐고, 낙찰된 매물도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 팔렸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