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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36.5]박근혜 '사면'…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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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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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건들이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모여 듭니다. 365일, 법조타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인간의 체온인 36.5도의 온기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주인공 없는 생일상이 차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68번째 생일이던 지난 2일, 서울구치소에는 3000여 명(경찰 추산)의 지지자들이 몰려 생일축하 집회를 열었다. 지지자들은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고 단골 레퍼토리인 ‘박근혜 석방’을 외쳤다. 하지만 이 구호는 섣부른 희망사항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 31일에 열렸던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도 박 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심리는 5분 여 만에 끝이 났고 재판부가 다음 심리를 3월 25일로 지정하자 방청석에서는 소란이 일었다. 내심 3.1절 특사를 바라던 지지자들이 선고가 늦어진데 대한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10월부터 일절 재판을 거부하고 있으며 수감일도 어느덧 1000일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전직 대통령들의 수감이 거론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751일, 노태우 전 대통령은 768일 만에 특별사면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 349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으니 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중 최장기 수감자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처럼 수감일이 길어지고 건강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최근에는 사면설이 정치권까지 번진 모양새다. ‘박근혜 향수’든 ‘박근혜 마케팅’이든 지지자도 보수 야권도 앞 다퉈 사면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특별사면은 형이 최종 확정된 이후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면법 제3조 2항을 보면 특별사면 및 감형은 형을 선고받은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여기서 선고는 1심을 거쳐 최종적으로 형이 확정된 경우를 말한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되면서 다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 점을 인식해서인지 재판 종료 전에 구속 상태를 중단하는 형집행정지나 일부 확정된 범죄에 대한 사면론 등 다양한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형이 확정된 뒤 형량은 사면 여부에 큰 변수가 아닌 것으로 법조계에선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을, 특활비 사건으로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30년에 이르는 형량을 다 채우려면 정권이 4~5번 이상 바뀌어야 하는데 실제 형을 다 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언제 사면을 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조심스레 진단한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론이 불거지는 것 자체를 차갑게 보는 시선도 상당수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사유화해 한 개인에게 넘김으로써 국민을 배신했고 이로써 파생된 사법농단 등의 재판이 여전히 진행형인데 사면으로 처벌을 중단한다면 역사적인 단죄가 필요한 사건의 의미가 훼손될 것이란 견해가 그것이다.

내심 정부도 고민이 클 것이다. 조국 전 장관 사건 때처럼 국민이 양 진영으로 나뉘어 분열 된다면 임기 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동시에 아직 지난 정권의 심판이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이를 멈춘다는 것도 마뜩지 않아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4.15총선을 두 달 남긴 상태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대통령을 압박하는 카드로써 정치적 이슈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견해와 입장에 따라 이해가 상충될 수 있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유(有).불리(不利)를 앞세운 정치 공학적 계산이나 선거 이슈에 따라 이벤트처럼 이뤄져서는 안 된다.

사(赦), 죄를 용서하고 면(免), 형벌을 면제하는 것이 사면이다. 형벌을 면제해야할 명분과 함께 인도주의적이면서 동시에 관용의 정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법에서 규정한 사면의 조건이다.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다. 그래도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을 꿈꾸는 사람들을 향해 질문을 던져본다. 1000일을 넘어 옥중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박 전 대통령, 당신은 그를 사면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가, 아니면 관용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한가.
배성준 부장(법조팀장) / 사진제공=배성준
배성준 부장(법조팀장) / 사진제공=배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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