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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雜s]이재현의 비빔밥, 봉준호의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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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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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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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편집자주] 50대가 늘어놓는 잡스런 이야기, 이 나이에 여전히 나도 잡스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소소한 다이어리입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라 '기생충' 수상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AFP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라 '기생충' 수상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AFP
“CJ는 영화나 컨텐츠 같은 문화사업 말고 비빔밥 같은 건 왜 하시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재현 CJ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다고 사석에서 소개했다(‘어공’ 되기 전인지 후인지는 정확히 물어보지 않아 모르겠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김상조실장으로선 ‘재벌=문어발’ 이고, CJ가 하고 있는 외식업이나 간편식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해야 하는 일 아닌가 하는 생각이 깔렸을 것이다.

“둘러 앉아 밥 먹으면서 웃고 떠들고 노래도 하고 하는게 문화의 출발 아닌가요”
라는 대답이 이회장으로부터 돌아왔다고 했다.
CJ가 음식을 주력 사업중 하나로 삼은 건, ‘먹는 장사’로 돈 벌겠다는 차원이 아니라 ‘문화’를 창조하고 확산시켜 시장을 만들어내는 과정의 하나라는 것이다.
먹고 즐기는 것 ‘Eat & Joy’가 따로 갈 수 없다는 말이다. 영화 기생충 대사따나 ‘모든게 계획이 있다’는 말인데...어쨌든 김실장은 “꽤 괜찮은 기업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노무현 대통령을 다룬 영화 ‘변호인’ 만들었다가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찍혀 망명에 가까운 해외생활을 해야 했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그가 책임프로듀서(CP) 자격으로 시상식 무대에 올라 소감 발표를 한 걸 두고 ‘숟가락 놨다’는 비아냥도 당연히(?) 뒤따르고 있다.
하지만 말은 바로 해야지, 숱한 우여곡절 끝에도 뚝심을 굽히지 않은 여장부 이부회장은 숟가락을 얹은게 아니고, 숟가락을 같이 만든 사람이다. "만약에 작품상을 타면 이부회장이 소감을 말하기로 했다"는 기생충 팀의 설명이면 충분한 일이다.
본의 아니게 글로벌 시티즌으로 살아온 덕인지,“I like everything about him...” 영어 수상소감도 간결하고 자연스러웠다. 물론 “내 동생 이재현회장에게 감사한다”는, 100억원이 아깝지 않은 프로모션도 곁들였다(이런 절호의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면 장사꾼 자격이 없는 거다).
중계를 보던 영화인들 특히, 아시아의 경쟁자 일본 중국 사람들은 봉준호 감독도 부러웠겠지만, 그 뒤에 든든한 뒷배가 돼 준 CJ가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봉준호가 기생충이, 공짜로 거져 나온 것은 아니라는 것도 느꼈을 것이고.

괴물, 설국열차, 살인의 추억, 옥자 등등 만드는 영화마다 ‘반미’ ‘반정부’라고 찍혀 블랙리스트에 올라 몸고생 마음고생을 해야 했던 봉 감독. 그의 화려한 금의환향 앞에서야 당분간 대한민국 침이 고갈되는 사태를 막을 수는 없을 터인데.
기념관 만드네, 공덕비 세우네, 생가 복원하네. 이런 기생충 같은 생각들은 어디서 나오는건지 모르겠다.
문화산업의 발목을 잡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들배지기로 자빠뜨렸던 사람들까지 나서서 ‘한국이 해냈다’ ‘우리의 저력’ 어쩌고 침 튀길 일은 아니다. ‘한국’이, ‘우리’가 아니고 그냥 봉준호와, 배우들이, 스탭들이 해내고 CJ가 해 낸 게 맞다.

기생충 재개봉 한다니, 극장 가서 다시 한번 영화나 봐 주는게 도와주는 거다. 특히 나처럼 50년 넘게 사신 분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죽는거 두려워 할 때도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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