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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고용연장, 사실상 정년연장 아닌가요?" 불안한 청년들

머니투데이
  • 세종=박경담 기자
  • 기성훈 기자
  • 오세중 기자
  • 유영호 기자
  •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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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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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 논란(종합)



고용연장 띄운 文…관건은 '철밥통'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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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11일 '고용연장을 검토할 때'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년연장 불씨를 지폈다는 해석이 나오자 청와대는 화들짝 놀랐다. 청와대는 정년연장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중장년층이 앞으로 필요한 노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모순으로 보이는 인식을 이해하려면 정부가 정년연장 대신 고용연장이란 표현을 쓰고, 논의 개시 시점으로 2022년을 못 박은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일자리 쟁탈전보다 구인난 걱정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 광장에서 열린 노일일자리 채용 한마당에서 한 구직자가 일자리를 위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 광장에서 열린 노일일자리 채용 한마당에서 한 구직자가 일자리를 위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1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9월 내놓은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향'에서 다양한 고용연장 방안을 선택할 수 있는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2022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문 대통령 발언의 출발점 격이다.

은퇴 연령층이 더 일을 한다는 건 자칫 세대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 중장년층과 청년이 일자리 쟁탈전을 벌일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고용연장을 다시 꺼낸 이유는 생산가능인구 급감 때문이다. 앞으로 일할 사람 자체가 적어져 일자리 쟁탈전은 커녕 구인난이 심화될 것이란 인식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 발언이 총선용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중장년층 표를 얻는 대신 청년 표를 잃는 발언이라 큰 힘을 얻진 못한다.

고령화 시대에 중장년 인구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하겠다는 건 당연한 방향이다. 문제는 중장년을 '어떻게' 고용할 것이냐다. 정부가 제시한 계속고용은 현재 60세인 정년 이후에도 기업이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일본이 2006년 도입한 '고령자 고용확보조치'를 참고했다.

정부는 고용연장과 정년연장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정년연장은 60세인 법적 정년을 높이는 개념이다. 만약 정년이 65세로 오른다면 노동자는 60세까지 누렸던 임금체계, 고용보호를 5년 더 보장받는다. 현실에 적용하면 기업은 60세를 넘었다는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할 수 없다. 또 61~65세 노동자는 나이가 들수록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 임금체계 아래서 더 많은 월급을 받게 된다.

◇고용연장 전제조건, 기업 인건비 부담 완화

29일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 천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대구 청년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로 행사장이 붐비고 있다.  대구고용노동청·대구경북중소벤처기업청·한국산업단지공단 등 11개 취업지원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박람회에는 DGB대구은행, 에스엘, 제이브이엠 등 40여 개 기업이 현장면접을 통해 사무직과 생산직 등 2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29일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 천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대구 청년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로 행사장이 붐비고 있다. 대구고용노동청·대구경북중소벤처기업청·한국산업단지공단 등 11개 취업지원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박람회에는 DGB대구은행, 에스엘, 제이브이엠 등 40여 개 기업이 현장면접을 통해 사무직과 생산직 등 2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고용연장은 정년연장과 비슷한 효과를 내지만 다양한 임금, 고용 형태가 가능해진다. 60세 정년에 도달한 노동자와 1년짜리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기업 10곳 중 8곳은 재고용 형태로 중장년층 고용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또 65세로 정년을 보장해줘도 임금은 과거보다 줄일 수 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염두에 둔 계속고용 제도는 고용 자체는 증가시키면서도 기존에 경직된 임금체계, 고용보호 체계를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임금 유연성 확보다. 호봉제 임금체계가 견고하면 기업이 계속고용 제도를 활용할 유인책은 없기 때문이다. 정부도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일본은 고령자 계속고용 제도를 도입하기까지 8년 걸렸다"며 "2022년 계속고용 제도 도입 논의를 시작하려면 그 전에 직무급제 등 임금체계 개편 논의를 심도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어떤 형태로든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가 동반되지 않고 고용연장을 뿌리내리긴 쉽지 않다"며 "인건비 부담 완화 방안은 정부 지침이 아닌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기성훈 기자



인구구조 변화에 얽힌 '정년연장' 고차방정식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고 저출산·고령화 심화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정년을 늘리는 것에 대한 '화두'로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노동전문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용 연장' 검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작년 9월 정부가 근로자의 일할 나이를 65세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2022년부터 추진키로 방침을 밝힌 것과 맞물려 주목됐다. 정년 연장이건 혹은 고용 연장이건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는 현행 60세인 정년 체계를 빠르게 변화시킬 요인으로 풀이된다.

[MT리포트] "고용연장, 사실상 정년연장 아닌가요?" 불안한 청년들

◇줄어드는 인구에 '일하는 사람'도 줄어든다

기획재정부 등이 참여한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작년 '계속고용제' 도입 여부를 2022년부터 검토하겠다고 했다. 당시 기업부담을 지적하는 경영계의 반발로 한발 물러섰지만 논의는 꾸준히 이뤄져 왔다. 저출산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확충을 위해서다.

'2022년'을 언급한 이유도 있다. 15∼64세 경제활동인구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2022년부터 감소로 전환되고 이후 감소 폭이 해마다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용노동부의 '2018∼2028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보고서를 보면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 3697만명에서 2028년 3420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15~64세 경제활동인구도 오는 2028년엔 지난해보다 약 70만명 감소한 2481만명으로 예상된다. 경제활동인구란 15세 이상 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을 하거나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구직활동이 가장 활발한 20대의 인구도 2022년부터 감소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5~29세 인구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꾸준히 증가한다. 반면 2022년에는 25~29세 인구가 전년보다 3만7978명 감소한다. 이러한 감소세는 지속돼 2020년 363만7000명이었던 25~29세 인구는 2031년 238만명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이영민 숙명여대 인적자원개발학과 교수는 "일을 왕성히 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노동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고령층 노동력 활용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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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노령층 인구…고령자 소득공백 막아야

반대로 노령층 인구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800만명을 돌파하며 고령화 추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령층은 803만명으로 38만명 증가했다. 15∼64세가 전년보다 19만967명 감소했고 0∼14세 유소년인구는 16만1738명이 줄었다. 급속한 고령화 진행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잠재성장률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령층의 소득 상황이다. 근로소득이 끊어지면 국민연금, 사적연금 등으로 생활을 해야 한다. 고령자 소득공백도 막는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2017년 기준 4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4.8%)보다 3배가량 높았다. 하위권인 멕시코(24.7%)와 터키(17%)에 비해서도 큰 격차를 보였다.

장 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인빈곤율이 높은 이유는 사회복지제도, 연금제도 등 노후 대비를 위한 제도적 기반의 정비 속도가 급속한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점이 근본 원인"이라며 "정년 연장과 함께 국민연금의 지급 시기 조정을 단계적·점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기성훈 기자, 박경담 기자



[르포]청년들 "첫 직장이 중요한데…" 정년 연장 반대하는 이유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에 있는 2인 스터디룸. '아프면 환자지, 무슨 청춘이냐'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대기업과 공기업을 함께 준비하는 김양과 임양이 함께 시간을 재면서 시험풀이를 하고 있다. /사진=오세중 기자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에 있는 2인 스터디룸. '아프면 환자지, 무슨 청춘이냐'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대기업과 공기업을 함께 준비하는 김양과 임양이 함께 시간을 재면서 시험풀이를 하고 있다. /사진=오세중 기자

'아프면 환자지, 무슨 청춘이냐'

1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2인 스터디룸 입구에 적혀있는 문구다. 이 '패러디'한 문구는 청년들의 버거운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날씨는 궂었지만 여러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은 공부를 하며 청년실업의 그림자 속에서 취업의 희망을 꿈꾸고 있었다.

청년실업율이 감소세를 이어가지만 2019년 5월 기준으로 청년 중 '1년 이상 미취업자'는 68만명에 이른다.

취준생들은 하나같이 첫 직장으로 알려진 대기업이나 공무원, 공공기관 취업을 원했다. 처음부터 보수가 좋은 대기업이나 공무원과 같이 정년이 보장되는 탄탄한 조직에 들어가야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본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입사, 퇴사를 반복하며 지쳐가는 주변 친구들을 봤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고용 연장 움직임과 맞물려 청년 취업 시장 규모가 자칫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안감도 호소한다. 정년 연장이나 고용 연장이 장년층에게는 혜택이 되겠지만 청년 취업이 줄어드는 '세대간 일자리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년연장...우리 취업 영향 없을까요?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취준생 반년차 김모씨(27·여)는 고용연장 논란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결국 누가 나가야 우리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결국 아버지세대와 우리세대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권 입사준비를 위해 함께 스터디를 하는 취준생들. 이군과 이양, 송양이 함께 금융관련 스터디를 하고 있다. /사진=오세중 기자
은행권 입사준비를 위해 함께 스터디를 하는 취준생들. 이군과 이양, 송양이 함께 금융관련 스터디를 하고 있다. /사진=오세중 기자

은행권 취업을 목표로 공부를 하던 이현진씨(28·취준생 2년차)는 "정년 연장이 고용안정성 측면에선 장기적으로는 맞을 수 있다"면서도 "정부에서 고용을 늘린다고 하지만 체감상 늘어나지 않고 줄고 있는 추세라는 생각에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고용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 채용형 인턴이나 단기직 고용이 늘어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으로 잠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 정상적인 채용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

은행권을 준비하는 송해선씨(27·취준생 1년반차)도 "고용 확대라는 정부의 발표와 체감도는 다르다"며 "인턴직, 비정규직은 채용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나마 채용형 인턴은 채용을 전제로 단기업무를 하는 것이지만 체험형 인턴은 정규직 전환 없이 차후 지원시 가산점이 반영될 뿐 어떤 보장도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최영숙 서울시 청년취업센터팀장은 "공기업의 경우 위에서 그만두지 않으면 신규채용을 뽑는 절대인원이 줄 수도 있기에 청년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서 "연구를 보면 정년연장이 오히려 신규채용 영향에 상생 역할을 한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부정적으로만 볼 대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졸업 유예는 기본...은행권, 대기업, 공사로 몰리는 이유는?

취준생들이 갈 곳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인력 난에 허덕인다. 청년들의 눈높이가 대기업에만 쏠려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이 경력 공백을 만들지 않기 위해 졸업을 유예하고, 스펙을 쌓으면서 10년 가까이 대학에 적을 두는 것도 처음부터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이동현씨(29, 취준생 2년차)는 "최근 졸업생들은 은행권 쏠림 현상이 있다"며 "채용인원이 많고 안정적 연봉 등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고 말했다.

김씨는 "1년 동안 졸업 유예를 하면서 대기업 등을 준비했다"며 "결국 좋은 직장을 가야 안정성도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공기업을 준비하는 임씨(27, 취준생 1년차)도 "특별한 스펙이 없어도, 정해진 시험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면 붙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공무원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봤다"며 "무엇보다 직업의 안정성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입사준비를 위해 함께 스터디를 하는 취준생들. 이군과 이양, 송양이 함께 금융관련 스터디를 하고 있다. /사진=오세중 기자
은행권 입사준비를 위해 함께 스터디를 하는 취준생들. 이군과 이양, 송양이 함께 금융관련 스터디를 하고 있다. /사진=오세중 기자
청년들은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에서 시작해야 끝도 좋다고 강조했다. 취업시장도 '흙수저로 시작하면 흙수저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씨는 "전공이 디자인과인데 동기들 중 소위 좋지 못한 회사를 가면 포트폴리오를 내서 이직을 해야 하는데 성과 자체가 나올 수가 없다"며 "좋은 직장에서는 좋은 경험을 하다보니 포트폴리오와 경력도 화려해지는데 성과물이 빈약하다보니 이직 자체가 힘든 경우를 봤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결국 취준생들에게도 높은 직장만을 바라보게 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며 "실제 작은 직장에서 큰 직장으로 이직을 통해 올라가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보니 취준생들도 첫 발을 잘 내디뎌 입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오세중 기자



청와대 '고용연장' 언급, 경제계 "왜 하필 이 어려운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신년 업무보고에서 '고용연장' 검토를 언급하며 이 문제가 경제계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용연장은 사실상 '정년연장' 형태로 제도화 될 가능성이 높아 특히 기업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경제계는 벌써부터 "고용연장이 곧 정년연장으로 굳어지는 방식은 수용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 유연성 없이 무작정 정년만 연장할 경우 기업들의 부담이 크게 늘고, 생산성도 악화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일자리 양극화까지 부추겨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기업들의 우려다.

◇고비용-저생산성 구조 고착화 될 수도

12일 경제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고용연장을 언급하며 정부의 ‘계속고용제도’ 카드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 제도는 기업에게 60세 정년 이후 일정 연령까지 고용연장 의무를 부과하되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같은 방식 중 하나를 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경제계는 이 제도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인구절벽으로 생산 가능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이서 장기적 관점에서 고용연장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노동시장의 구조 개혁 없이 무작정 고용연장만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조사본부장은 "장기적으로 큰 틀에서 고용연장으로 가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단 임금부담이나 청년실업 같은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으므로 이 현안을 먼저 해결한 뒤 고용연장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계가 유난히 걱정하는 대목은 고용연장에 따른 고비용 구조가 굳어지는 것이다. 현재 기업들은 성과에 연동한 보상체계보다는 근속연수(호봉)에 따른 임금체계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상황에서 덜컥 고용연장이 시행되면 '고비용-저생산성' 인력 비중이 늘어나 기업 부담이 만만치 않게 커질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편과 고용 유연성 확보 없이 무턱대고 고용연장만 하게 되면 산업현장에는 임금만 많이 받고 생산성은 떨어지는 인력만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능력만큼 임금을 책정하는 성과제도를 먼저 정착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논리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으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전시3실에서 열린 문화예술분야 취업박람회 '문화예술 잡(JOB)으로 가자!'에서 문화예술관련학과 졸업예정자들과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스1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으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전시3실에서 열린 문화예술분야 취업박람회 '문화예술 잡(JOB)으로 가자!'에서 문화예술관련학과 졸업예정자들과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스1

◇청년 체감실업률 30%… 일자리 양극화 심화 우려

고용연장 제도 도입 시기도 논란거리다. 미·중 무역분쟁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경기하강 국면에 굳이 이 뜨거운 감자를 꺼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자칫 섣부른 논의가 세대간 일자리 양극화 문제를 부추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 통계청의 '2019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2.9%로 전년대비 0.9%p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고치다.

이런 상황에서 중·장년층에 대한 고용연장이 시행되면 세대간 일자리 갈등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호경기로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는 시기라면 충분히 고용연장을 논의해 볼 수 있지만 지금처럼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중장년층이 청년 일자리를 뺏어가는 모양새가 뻔하다"며 "현 경제 상황은 고용연장을 논의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유영호 기자,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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