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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도선사', 실제 하는 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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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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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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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연봉 직업에 국회의원·변호사·의사는 알겠는데…도선사는 무슨일을 하지?"


억대 연봉 '도선사', 실제 하는 일 보니…

발표마다 관심을 모으는 직업별 연봉 순위. 당연하듯 상위권을 채우고 있는 의사와 변호사 같은 전문직 사이, 그것도 수위권에 낯선 직업이 하나 있다. 바로 '도선사'다.

도선사는 항만에 들어오고 나가는 배를 안전하게 안내하고 접안(부두에 배를 대는 것)과 이안(부두에서 떨어지는 것)을 안내한다. 현장직 근로자로 날씨와 요일, 주·야간 상관없이 배가 운항가능하면 항만에 있어야 할 존재다. 컨테이너선부터 대형 크루즈, 항공모함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항구에 배를 댈 수 있어야 한다.

오랜 시간 대형선박 운항 경험을 갖춰야 하고 각종 위험에도 노출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고연봉' 직업으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속 20㎞ 속도에 달린 컨테이너선…항해사 출신도 실수 나와



한국도선안전교육연구센터 내 도선사 시험 시뮬레이터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국도선안전교육연구센터 내 도선사 시험 시뮬레이터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서울 여의도 한국도선안전교육연구센터에 위치한 5평 남짓 시뮬레이션실에 들어가니 선교(브리지)를 재현한 각종 장비와 모니터가 즐비하다. 창문을 가정한 모니터에는 멀리 부산항대교 배경으로 한 부산항의 모습이 보인다. 창문 아래로는 레이더와 전자 해도(海圖)를 포함한 각종 정보를 담은 모니터가 있고, 소형차 스티어링휠 만한 키와 엔진 가속레버, 조작 버튼이 중앙을 차지했다.

이날 가정한 코스는 8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급 대형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에 접안하는 길이다. 바람은 15노트(초속 7미터)정도로 잔잔했고 날씨는 맑았다.

항해사 출신인 센터 관계자가 가속 레버를 올리자 컨테이너선 속도계가 10노트(시속 18.52㎞)를 표시했다. "부산항의 운항 최고속도가 12노트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배를 몰아야 한다"며 "배의 관성을 감안해야 하고, 속도를 너무 안 내면 키(방향타)가 먹통이 될 수 있어 상황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창문 바깥으로 배가 지나가고 인근 부두 풍경이 천천히 흘러갔다.

한국도선안전교육연구센터 내 도선시물레이터. 시간과 배의 속도 및 엔진회전수, 풍속·풍향계 등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계기판이 보인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국도선안전교육연구센터 내 도선시물레이터. 시간과 배의 속도 및 엔진회전수, 풍속·풍향계 등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계기판이 보인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0여분 느릿한 이동 끝에 부두 인근 컨테이너 장비가 가까워지자 엔진을 끄고 관성으로 배의 방향을 돌렸다. 대형선인 만큼 예인선 두척이 좌현에 붙어 항구로 배를 밀어냈다. 이때 무선으로 예인선을 지휘하는 것도 도선사의 일이다. 선수와 후미에 달린 추진기를 가동한 끝에 30여분 간 도선작업이 마무리됐다.

시연을 위해 시간을 빨리 설정하고 날씨를 맑게 했지만, 실제로는 한시간에서 두 시간여 걸리는 데다 악천후에서도 진행되는 작업이라고 한다. 설정을 비바랑 부는 날씨로 바꾸자 시뮬레이션실 안에서도 멀미가 느껴졌다.

한국도선사협회 관계자는 "항해사 출신도 도선시뮬레이터를 해보면 부두에 배를 부딪히기 일쑤"라며 "작은 배부터 항공모함까지 종류가 다양한 배를 운항하는 만큼 상당한 경험과 숙련도를 요구하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도선사는 어떻게 되나요



한국도선안전교육연구센터 내 도선시물레이터. 항로를 나타내는 전자해도 등 각종 정보를 나타내는 모니터를 실제 배와 동일하게 재현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국도선안전교육연구센터 내 도선시물레이터. 항로를 나타내는 전자해도 등 각종 정보를 나타내는 모니터를 실제 배와 동일하게 재현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항만에서 활동 중인 도선사는 총 253명이다. 부산항이 54명으로 가장 많고 여수와 인천이 각각 45명, 40명씩 활동 중이다.

도선사가 되기 위해선 우선 총톤수 6000t(톤)이상 선박의 선장으로 3년 이상 경력을 갖춰야 한다. 즉 해기사 양성교육기관을 나와 해기사 3급 면허를 취득한 뒤, 3등 항해사, 2등 항해사, 1등 항해사를 거쳐 선장이 돼야 한다.

예전에는 선장경력 5년 이상을 요구했지만 도선사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격을 3년으로 완화했다. 그래도 사회에 첫발을 딛는 시점부터 계산하면 배에서만 20년 경력을 갖춰야 하는 셈이라고 해수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선장 경력 3년을 채우면 도선수습생 시험 응시자격이 생긴다. 도선법과 개항질서법, 해상교통안전법 등 관련 법규와 운용술·항로표시, 해사영어를 포함한 영어능력 등 3과목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에 합격해야 수습생 자격을 얻는다.

수습생이 되면 6개월, 200회 이상 도선수습을 이수하고, 도선사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도선사 시험도 면접과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실기시험을 거쳐 합격자를 가른다. 올해 선발인원은 22명으로, 해수부는 2월말 실시 및 면접을 거쳐 다음달 초 합격자를 발표한다.

매해 6월 도선사 수습시험 공고가 나면 150명가량이 응시하지만 시험에 합격하는 사람은 20명 남짓이다. 또 20년 이상 선박 운항 경험을 요구하는 직업 특성상 45세 미만 도선사는 전체 253명 중 2명에 불과하다. 60~64세가 113명으로 전체의 44.7%를 차지했고, 65세 이상 도선사도 56명이다. 60살 미만 도선사는 84명으로 3명 중 1명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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