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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욕심에 눈멀어 결국 1조 손실…라임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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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희석 기자
  • 2020.02.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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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에는 1조원대 손실을 낸 불법행위와 임직원의 심각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행위가 적나라하게 담겼다. 고객에는 부실을 감추고, 손실을 떠넘기기 급급하면서도 자신들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기는 모습이 혀를 내두르게 했다.

중간검사 결과에 따르면 라임운용은 고수익만을 좇으면서 유동성 위험을 무시하는 비정상적 펀드를 만들었다. 유동화가 어려운 장기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면서도 개방형 혹은 만기가 짧은 단기 폐쇄형 구조로 펀드를 설계했다.

펀드 자체로 이미 과도한 부실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데, 여기에 TRS(총수익스왑)까지 더해졌다. 증권사로부터 펀드 자산의 최대 100%까지 추가로 돈을 더 끌어다 사모사채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것이다. 목적은 딱 한 가지 '더 많은 돈'이었다.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도주한 이종필 전 라임운용 부사장은 모럴해저드의 전형이었다. 엄격한 내부통제 장치나 심사절차가 없는 점을 이용해 독단적으로 펀드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불법 영업행위도 발생했다. 특히 어느 한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다른 펀드 자금을 끌어다 보충하는 행위가 수차례 이뤄졌다. 이른바 '펀드 돌려막기'다.

구체적인 수법은 이렇다. 라임은 A펀드를 통해 투자한 코스닥 법인의 CB(전환사채)가 감사의견 거절로 손실을 볼 상황이 되자 B펀드를 통해 신용등급과 담보가 없음에도 M법인의 사모사채에 투자했다. M법인은 그 돈으로 다시 A펀드의 CB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A펀드의 손실을 회피했다. A펀드의 부실이 순식간에 B펀드로 번진 것이다.

라임운용은 자전거래 금지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펀드를 이용하기도 했다. D펀드를 다른 운용사의 OEM펀드에 가입시키고, 이 OEM펀드가 다시 라임의 E펀드의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는 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일부 임직원은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전용 펀드를 이용해 거액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임직원 전용 C펀드를 설립하고, 다른 OEM펀드를 통해 한 코스닥 업체 CB에 투자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이다. 고객에게 부실 자산은 떠넘기면서 고수익 상품은 자신들에게 돌렸다.

돈 욕심에 눈멀어 결국 1조 손실…라임의 민낯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에 대한 라임운용의 부실 은폐와 사기는 범죄 수준이었다. 라임은 2017년 5월부터 신한금융투자의 TRS 계약을 통해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다. 이 가운데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 2개가 미국에서 폰지(다단계) 사기로 자산이 동결되면서 문제가 터진다.

IIG펀드는 이미 2018년 6월쯤 기준가격을 산출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라임운용과 신한금투는 IIG펀드 기준가가 매달 0.45%씩 오르는 것으로 꾸몄다. 신한금투는 약 석 달 뒤 IIG펀드 해외 수탁사로부터 부실 및 청산절차 개시 안내까지 받았으나, 오히려 라임과 함께 무역금융펀드 500억원 규모 환매대금 마련을 위한 구조화 작업을 벌인다.

2018년 11월 26일 IIG펀드 및 기타 해외 무역금융펀드를 뭉쳐 모자(母子)형 구조로 바꾼 뒤, 정상 펀드인 것처럼 꾸민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지난해 1월쯤 라임운용과 신한금투는 IIG펀드에서 투자한 약 2000억원의 자금 중 절반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알게 된다. 정상 펀드도 작년 2월 만기 6년의 폐쇄형으로 변경되면서 환매가 불가능해진다.

라임과 신한금투는 지난해 4월 이를 또 숨기기 위해 2차 구조화 작업에 돌입한다. 기존에 투자했던 IIG 등 해외 무역금융펀드를 조세피난처인 케이먼제도에 세운 싱가포르계 무역금융 중개회사의 SPC(특수목적법인)에 장부가로 처분했다.

라임과 신한금투는 대신 싱가포르 업체로부터 5년 만기 5% 고정이자 조건으로 투자원금 5억달러(약 5918억원)를 받기로 했지만, 실제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정상적인 거래라기보다 사기이거나 부실 거래일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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