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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모순'에 빠진 조현아…아버지 뜻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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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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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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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호텔 외에 기내식,기내면세점 요구해 공동경영 논의 중단 …항공기획,여객 경험 없어

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사진제공=한진그룹
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사진제공=한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우리 회사를 망가뜨리려는 외부 투기자본 세력과 작당해 몸담았던 회사를 배신했다."(2월14일 대한항공 노동조합 선언문)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유훈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동생 조원태 회장을 향한 누나 조 전 부사장의 경영권 공격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조 전 부사장과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3자 연합은 전문경영인 도입을 내세워 조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요구하는 사안 대부분을 조 회장이 별도로 도입하기로 결정, 조 전 부사장 측 명분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에게 사실상 '경영권 방해' 수준의 무리한 요구를 한 것으로 드러나 분쟁의 실질적 '원인제공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이 부친의 '공동경영' 유훈을 깼다"고 주장했지만 조 회장에게 기업 경영인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밀어 사실상 부친의 유훈을 깬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그룹 경영권 문제에 외부세력인 KCGI, 반도건설을 끌어들인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재계에선 이 같은 일련의 행동이 부친 고 조양호 회장이 살아있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았을 금기라고 본다. 대한항공 노조가 부득이하게 조 전 부사장을 '배신자'로 지목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조현아, 호텔 외에 알짜사업 요구…가족 공동경영 논의 중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 두번째)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맨 왼쪽)이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오른쪽 두번째), 스티브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과 29일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에서 '대한항공-델타항공 조인트벤처 MOU'에 서명한 후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 두번째)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맨 왼쪽)이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오른쪽 두번째), 스티브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과 29일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에서 '대한항공-델타항공 조인트벤처 MOU'에 서명한 후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3일 이사진 후보 명단과 지배구조 개선안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내놨다.

한진그룹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주주제안이 대한항공 (18,950원 상승600 3.3%)(5일)과 한진칼 (57,200원 상승13150 29.9%)(6일)이 이사회를 거쳐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안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이 공개한 이사진 후보명단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다. 항공업이 아닌 통신업체 출신으로 10년 전 은퇴한 인물을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강조하는 경영권 분쟁의 가장 큰 명분인 선친 조양호 회장의 '가족 공동경영' 유훈을 누가 깼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연말 조 회장에 반기를 들며 그 이유로 "조 회장이 선친의 유훈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본인의 경영 참여 배제가 "가족 공동경영을 하라"는 조양호 회장의 유훈에 배척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참여 배제는 조 전 부사장의 무리한 요구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에게 칼호텔네트워크 경영권 및 유휴부지 양도를 요구했다. 또 적자상태인 호텔사업의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알짜사업인 항공기 케이터링(기내식) 사업권도 넘겨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과정에서 확인됐듯이 케이터링은 영업이익률 20%대로 높은 이익이 보장되는 사업이다.

조 전 부사장의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내면세점 사업권'까지 추가로 요구해 사실상 공동경영을 위한 '협의' 자체가 중단됐다고 한다. 양측의 사업권 조정을 결정적으로 틀어지게 한 원인이 조 전 부사장의 기내면세점 요구였다는 것. 대한항공 기내 면세점 매출은 1544억원(2018년 기준)으로 국내 항공사 기내면세점 매출의 절반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공동 경영을 긍정적으로 고려했던 조원태 회장이지만 노른자위 사업을 모두 내놓으라는 조 전 부사장 요구를 결국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매의 다른 이력서…그 자체가 조양호 '가족경영' 밑그림


'자기모순'에 빠진 조현아…아버지 뜻 잊었나
조양호 선대 회장이 2세들을 어떻게 경영수업 시켰는지도 주목할 점이다. 조 회장은 생전에 조원태 회장에게 대한항공 경영과 항공운항, IT 분야를 고루 맡겨 항공사 운영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쌓게 했다. 사실상 후계자로 지목하고 경험을 쌓게 한 것이다.

반면 조현아 전 부사장은 호텔, 케이터링 같은 서비스 영역을, 막내딸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마케팅 분야에서 실력을 쌓게 했다.

이 같은 3남매의 이력서에는 이미 조양호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의미다. 실제 조 회장은 2003년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으로 입사했다. 이후 대한항공 경영기획부,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를 거쳤다. 한진칼, 진에어, 한국공항, 유니컨버스, 한진정보통신 대표를 거쳐 2017년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맡았다. 전형적인 CEO(최고경영자) 경영 수업 코스를 밟았다.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식사업본부, 호텔사업본부장, 기내서비스·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을 지냈다. 조 전 부사장의 대표이사 경력은 칼호텔네트워크와 한진관광 뿐이다. 항공업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기획이나 여객 부문 경험은 이력서에 단 한 줄도 없다.

재계는 고 조양호 회장이 이렇게 명확히 구분된 경영수업을 시켰던 이유를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오너 2세의 이력서가 곧 조양호 회장이 생각한 '가족 공동경영'의 밑그림이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 요구를 수용하려 했던 근거도 고 조양호 회장의 이 큰 틀 안에서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이를 뛰어넘는 요구를 계속해 결과적으로 부친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먼저 깨뜨린 셈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이명희 고문을 제외한 3남매 상속지분이 똑같지만 조양호 회장은 델타항공 10% 우호 지분을 조 회장 쪽으로 안배해 만에 하나의 사태에 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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