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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교 시위 이유, '남성 역차별' 과연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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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우 기자
  • 2020.02.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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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아치위에서 한 남성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사진=뉴스1
"남성에게만 '구습'(舊習·낡은 관습)을 강요하지 말라!"

출근 행렬이 한창이던 지난 14일 아침 서울 한강대교 아치 위에 한 남성이 올랐다. 그는 남성에 대한 사회적 역차별을 주장했다. 경찰의 만류도 소용없었다. '세상은 달라졌다. 남성 관련 법과 제도 다 바꾸자'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언론과 인터뷰를 요구했다.

40대로 추정되는 신원미상의 남성 A씨는 오후 1시쯤 아치 구조물에서 내려왔다. 농성을 벌인 지 약 6시간 만이다. A씨는 "왜 남성에게만 과거와 구습을 강요하냐"며 "세상이 변했으면 남성들의 법과 제도도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예고된 언론 인터뷰는 따로 없었다. 그는 "경찰서에 가서 성실히 설명하겠다"고 유유히 사라졌다. 용산경찰서는 A씨를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아웃라이어의 돌발 행동? 실제 남성 역차별 있나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컷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컷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갑작스러운 농성의 동기는 명확치 않다. 경찰도 A씨를 체포해 이 부분을 조사 중이다. 남성 역차별을 주장했지만, 정확히 어떤 부분에 불만을 가졌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사회·경제적 활동 중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졌을 가능성이 추정될 뿐이다.

이날 A씨의 행동을 정상이라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낡은 관습을 강요당했다고) 느낄 수는 있다"면서도 "아웃라이어(Outlier·보통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 이상의 의미부여는 어렵다"고 말했다.

A씨의 주장은 해프닝에 그쳤지만, 최근 한국 사회에서 남성 역차별을 말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대표되는 페미니즘 움직임에 대한 반발이다. 가부장적 제도를 바로잡기 위한 여성 우대정책을 편향적이라고 느끼는 20대 남성이 그 중심에 있다.

지난해 나온 책 '20대 남자'는 20대 남성 4명 중 1명은 페미니즘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책에 따르면 20대 남자의 66.3%는 '결혼이 여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또 이들의 53.6%는 '한국의 법 집행은 남성에게 불리하다'고 여긴다.

천관율 저자는 "20대 남성은 결혼 시장과 같은 사회·문화적 권력관계에서도 남자가 약자라고 느낀다"며 "기성세대에 의한 착취와 여성에 의한 착취가 동시에 쏟아진다고 느낀다"고 분석했다.



현실은? 여전히 여성에게 기울어진 운동장


남녀 임금격차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남녀 임금격차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20대 남성들의 커지는 불만에도 한국 사회는 여전히 가부장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남녀 임금격차는 물론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고위직 유리천장 등 보이지 않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남녀 성별임금격차는 34.6%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성별 통계가 있는 매출액 상위 50개 기업 가운데 여성 등기임원이 없는 곳도 40곳에 달했다.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여성이 여전히 배제되고 있다는 의미다.

장진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은 "교육 수준이 동일함에도 여성은 남성보다 더 낮은 임금 수준을 갖는다"며 "남성 중심의 채용문화와 (좋은 일자리에서) 남성보다 높은 진입장벽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20대 남성들이 아버지 세대의 얘기라고 항변할 수는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는 아직까지 남성들에게 권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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