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집사님들 고양이 등록하셨나요

(경주=뉴스1) 최창호 기자 = 9일 경북 경주시 양동민속 마을 초가집 마루에 고양이들이 아침 햇살을 쬐고 있다. 2019.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양이 동물등록제가 서울·경기 전 지역으로 확대됐지만 당분간 시범사업 형태로만 추진될 전망이다. 고양이라는 동물 특성상 등록 의무화까지는 시급하지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고양이 동물등록 시범사업을 현행 33개 기초 지자체에서 서울·경기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 반려묘 소유자들은 고양이 동물등록제 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시범사업 취지대로 반려묘를 잃어버렸을 때 다시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18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호'보호된 유실'유기견 9만1797마리 중 1만5148마리가 소유자에게 돌아가 16.5%의 반환율을 나타냈다. 구호·보호된 유실·유기묘의 경우 2만8090마리 중 500마리만이 소유자에게 돌아갔다. 반환율은 1.8%에 불과했다.

고양이 동물등록은 지역 내 동물등록대행기관에서 가능하다. 수수료(1만원)와 무선식별장치 구입 비용을 내야 한다. 몸을 자주 핥는 고양이 특성상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는 분실이나 훼손 위험이 높기 때문에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마이크로칩) 삽입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2022년까지 인구 50만 이상 지자체까지 확대 실시…의무화는 신중정부의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에 따르면 고양이 동물등록 시범사업은 2021년 광역시·도, 2022년 인구 50만 이상 지자체까지로 확대될 예정이다. 다만 고양이 동물등록제 의무화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길개'라는 말은 없지만 '길고양이'라는 말은 있다"며 "개의 경우 유기·유실될 시 야생화되면서 사람을 공격하는 등의 피해 우려가 크지만, 길고양이는 도시 생태계 내에서 피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물 등록제의 목적은 반려동물을 잃어버릴 경우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드리는 것"이라며 "고양이의 생태적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의무화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반려견 동물등록은 2014년 1월부터 전국적으로 의무화됐다. 고양이는 아직 동물등록 의무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미등록 시에도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사람은 지문, 개는 비문…바이오인식 등록 방법 연구용역 중반려견이나 반려묘에 별도 장치를 달거나 삽입하지 않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개의 경우 비문(코에 있는 주름)으로 개체식별이 가능한지 연구 용역을 실시 중"이라며 "고양이도 이런 방식이 가능할지는 연구 용역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존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는 유지·관리가 어렵고,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는 (반려동물 소유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며 "개체식별을 확실하게 하되 소유자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방식을 개발해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