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여성간호사들의 삭발식이 불편한 이유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자료=웨이보

중국 간호사들이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으로 떠나면서 집단 삭발식을 거행하는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미흡한 대응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 정부가 여성 간호사들을 이용해 민심 수습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최근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후베이성 파견을 앞둔 간호사들이 단체로 삭발하는 모습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삭발을 하면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벗는 것이 더 쉽고, 바이러스 노출 위험도 줄일 수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이 함께 담겼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런 영상들을 앞다퉈 공개하며 '강력한 의지'나 '직업 의식', '이타적인 헌신' 등의 단어로 소개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삭발을 선택했다는 영상 속 간호사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잘린 머리카락을 보며 우는가 하면, 걱정스런 대화도 오간다.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도 영 떨떠름하다. 이 같은 집단 삭발식이 비인도적·성차별적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간호사들의 삭발식 영상을 공유하며 "(여성 간호사) 본인이 긴 머리카락이 귀찮다면 남성 의료진들처럼 짧게 자르면 될 텐데 굳이 삭발을 할 이유가 있느냐"며 "머리카락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인다면 남자 의사는 왜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되물었다.

이는 지난달 27일 우한대 인민병원의 한 간호사가 처음으로 자발적 삭발을 공개했을 당시와 사뭇 다른 반응이다. 당시 네티즌들은 "당신을 존경한다"는 응원의 댓글을 이어갔다.

달라진 분위기는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대상인 여성 간호사를 통해 민심을 수습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코로나19 방역이 미흡하다는 비판에 대해 "(정부와 의료진이 책임을 다 하고 있다는 내용을) 온라인 등에서 홍보전을 강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웨이보 이용자는 "(중국 정부에) 이런 식의 삭발식이 어떤 홍보 효과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자극을 위한 홍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아이디의 이용자도 "우리가 존경하는 것은 의료진의 마음이지 삭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런 홍보성 조작은 정말 구역질이 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