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 합병 의혹' 최지성·김종중 동시 소환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이 지난해 10월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chmt@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과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이 합병 당시 그룹 수뇌부를 연달아 조사하며 속도를 내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오전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한 합병과정 전반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삼성그룹 2인자로 불렸던 최 전 실장은 지난 4일과 13일에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사장은 지난달 10일과 17일, 29일 그리고 이달 6일에 이어 다섯 번째 조사다.

검찰은 합병 당시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이 주가를 고의로 하락시킨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삼성물산 주식 1주를 제일모직 주식 0.35주로 바꾸는 비율로 합병했다. 그 결과 제일모직 주식의 23.2%를 보유하고 있던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

검찰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 부지 표준 공시지가가 2015년에 370% 오르는 등 제일모직의 자산가치가 부풀려졌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또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추기 위해 2015년 5월 2조원대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수주 사실을 합병 결의 이후인 같은해 7월 밝혔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삼성물산·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국민연금공단, KCC 본사, 한국투자증권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 최지훈 삼성물산 의장 등 그룹 수뇌부를 연이어 소환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지난 13일에는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불러 2015년 당시 공정위가 삼성물산 등의 기업 결합 신고를 승인하는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14일에는 이 부회장의 하버드대 동문인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대응팀)장을 8개월 만에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