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폐렴에도 31번 환자는 코로나 검사 두차례 거부했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대구·경북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10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19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이 폐쇄된 상태다. 2020.2.19/사진 = 뉴스1

1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 앞에서 방호복을 입은 경찰관이 주변 교통을 통제하는 등 환자 이송준비를 하고 있다. 2020.2.18/사진 = 뉴스 1

19일 하루 만에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코로나19(우한 폐렴)환자가 13명이나 늘면서 감염원으로 지목된 31번 환자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새로 확인된 환자 15명 중 13명은 대구·경북지역에 거주 중인 사람이며, 13명 중 11명은 61세 한국인 여성인 31번 확진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명 중 10명은 31번째 확진자와 같은 교회를 다녔고, 1명은 병원 내 접촉자다.

일각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사례가 잇따르면서 31번 확진자가 의료진의 권유를 거부한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31번 확진자는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해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병원 의료진은 31번 확진자가 입원 3일차인 지난 10일쯤부터 발열 증세가 나는 것을 확인했으며, 조치를 했음에도 증상이 계속되자 14일 영상의학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폐렴이 발견되었으며, 의료진은 코로나 19 감염일 수도 있다는 우려에 선별진료소 이송을 권유했다.

대구·경북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10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19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이 폐쇄된 상태다. 2020.2.19/사진 = 뉴스1

그러나 31번 확진자는 "나는 해외여행 경험도 없고, 확진자와 접촉하지도 않았다"며 이 병원에 계속 머무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의료진은 계속해서 선별진료소 이송을 권유했으나 31번 확진자는 이를 거부했으며, 결국 지난 17일 의료진의 3번째 권유에 대구 수성구 보건소를 찾았다.

만일 빠르게 조치가 이뤄졌다면 31번 확진자의 불필요한 노출을 2~3일 이상 줄일 수 있었단 점에서 31번 확진자의 권유 거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31번 확진자는 증세를 보인 뒤에도 지역사회 여러 곳을 방문했으며, 이에 새로난한방병원과 수성구보건소·퀸벨호텔 등은 폐쇄와 방역에 들어갔다.

31번 확진자와 접촉한 병원 직원도 감염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병원 내부자들 중에도 추가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31번 확진자는 병원 입원 내내 4인실에 홀로 입원해 환자들과의 접촉은 적었으나, 병원 직원은 진료를 위해 31번 확진자와 접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1번 확진자처럼 의심 증상을 보이더라도 검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새로난한방병원의 장현석 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법적으로 환자를 보건소에 강제이송할 방법이 없다"며 "저희가 준비를 마쳐놓았지만 환자분이 안 하신다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