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덕인 이재웅, 탄식한 택시기사들…희비 갈린 타다 재판정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고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 박재욱 VCNC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나서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9일 오전 10시30분 417호 대법정. 서울중앙지법 내에서 가장 넓은 법정의 방청석이 한자리도 빠짐없이 꽉 찼다. 이날 법정은 '타다' 서비스가 합법인지 불법인지를 가리는 1심 선고를 지켜보기 위해 온 사람들로 가득찼다.

이날 재판의 방청석 대다수는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채웠다.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법원 근처에서 대기하며 재판 방청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이들은 이날뿐 아니라 앞서 열린 모든 타다 공판에도 방청을 자처해왔다.

선고 시작 15분을 앞둔 오전 10시15분쯤, 이재웅 쏘카 대표와 자회사 브이씨앤씨(VCNC) 박재욱 대표도 긴장된 모습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그들은 정장 차림으로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았다.

판결 선고를 하는 동안 "피고인들은 모두 일어서 있으라"는 재판장의 지시에 따라 이 대표와 박 대표는 일어선 채로 재판장을 바라봤다. 특히 박 대표는 선고가 진행되는 동안 한순간도 재판장으로부터 눈을 떼지 않고 판결문 한줄 한줄의 의미를 곱씹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대표는 재판장이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의 판결 문구를 읽을 때마다 격한 '끄덕거림'을 보였다. 재판장이 "죄형법정주의에 따르면 형벌 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 해석해선 안 된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정면을 바라본 채로 입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또 재판장이 "타다 서비스는 타다 이용자가 필요한 시간에 주문형으로 임차 렌트하는 일련의 계약관계로 모바일 앱 기반 렌터카 서비스"라고 인정하자 이 대표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판결 내용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재판부는 타다의 손을 들어줬다. 이 대표, 박 대표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장이 "피고인들은 무죄"라는 주문을 읽자 방청석에선 택시업계 관계자들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재판장은 선고를 마치며 "아무쪼록 이를 계기로 택시 등 교통 이동수단 모빌리티 산업 주체들과 플레이어, 규제 당국이 함께 고민해 건설적 해결책과 솔루션 찾아가는 일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이와 같은 외침은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항의성 발언이 이어지며 잘 전달되지 않았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이게 왜 무죄냐" "이게 대한민국이냐" "전부 다 자가용으로 영업해도 된다는 거냐" 등 재판부를 강한 항의를 하다 법정 경위들의 제지에 끌려나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