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전파자' 의심 31번 환자에 다시 뚫린 강남 '초긴장'

코로나 31번 환자가 들린 씨클럽 본사 © 뉴스1 정지형 수습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정지형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인 대구의 60대 여성이 감염 의심 기간에 서울까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시 한번 강남 일대가 긴장에 휩싸였다. 강남 일대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확인된 확진자들이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벌써 한차례 홍역을 앓았다.

특히 19일 대구에서 발생한 확진환자 13명 가운데 11명이 31번 환자와 연관이 있어 '슈퍼전파자'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서울에서도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에 화장품 제조업체로 모바일상품권 홍보를 주요사업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씨클럽 소속의 31번 환자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중소기업 전문 전시장 세텍(SETEC) 컨벤션홀에서 열린 회사 세미나에 참석한 후 역삼동에 위치한 씨클럽 본사에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인근 A중국집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오후 31번 환자가 들렸다던 씨클럽 본사를 가보니 건물 직원들은 잔뜩 격양된 말투로 취재진의 접근을 거부했다. 빌딩 4층에는 씨클럽이 있었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고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다. 건물 관리인은 "건물은 손잡이랑 화장실 다 소독해서 깨끗하다"면서도 "여기 고층에는 1000명 직원이 있는데 잘못되면 큰일 난다"고 귀띔했다.

건물 앞을 지나던 회사원 김모씨(31·여)는 "31번 환자가 다녀갔다는 소리를 들어 아무래도 찜찜하다"며 "여기 앞 호텔에도 3번 환자가 들렀던 것으로 알고 있어 더욱 걱정"이라고 말했다. 건물 앞에는 촬영 기자들이 서 있었고 시민들은 카메라를 보며 수군거리며 잔뜩 경계한 표정으로 거리를 지나갔다.

건물 관계자는 씨클럽에 대해 "다단계는 아닌 걸로 알고 있고 판매하고 영업하는 곳이고 뭘 파는지는 모르겠다"며 "언론이 많이 오면 입주자들이 부담스럽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씨클럽 간판에는 '클린 에너지, 캄보굿, 크레디트모노모어, 코스메틱 레인보우'라는 상호들이 적혀있었다.

인근에 31번 환자가 다녀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A중국집은 조심스럽게 영업을 하고 있었다. 중국집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나 보건당국에서 연락온 것은 없고 방역한 것도 없다"며 "31일이면 오래된 거고 벌써 한달이 되어가는 건데 우리가 폐쇄회로(CC)TV도 15일 밖에 저장이 안돼서 확인할 길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1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전시컨벤션 시설 세텍(SETEC)에 마스크 착용 부착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슈퍼 전파자'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세텍의 300석 규모 홀에서 열린 씨클럽 본사 주최 교육 세미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020.2.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날 세텍에 가보니 31번 환자가 들렀다던 컨벤션 건물은 입구에서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출입이 통제하며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방역 등에 대해서 물어보니 건물 관계자는 매우 곤두선 태도를 보였다. 내부 접근은 막혀 있었다.

세텍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나와서 어제 방역을 다 했다"며 "확진자 그 분도 왔을 때 저희가 열감지기로 센터 입구에서 체크하고 있었는데 이상증세가 있었으면 걸렸을 것"이라며 억울해했다.

세텍은 11일부터 코로나19 관련 전시장을 살균방역하고 종합상황실 등을 운영하고 의심환자 격리공간을 마련하는 등 여러 준비를 해놨지만 눈 앞에서 31번 환자가 왔다간 점에 대해 매우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31번 환자가 다녀간 날 세텍 컨벤션 홀과 붙어있는 전시장에서는 대규모 박람회가 열렸었다. 현재는 전시 일정이 없다.

한편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일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동선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19번 환자는 지난 1일 역삼동 소재 호텔에서 지인과 저녁식사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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