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시아 병자 비판' WSJ 기자 3명 사실상 추방령

[베이징=AP/뉴시스]중국은 13일 베이징에서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도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타결을 발표했다. 사진은 닝지저(寧吉喆)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사진 왼쪽), 랴오민(廖岷) 재정부 부부장(사진 가운데),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부장이 기자회견장에 앉아있는 모습. 2019.12.14

중국 외교부가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지난주 모욕적인 기사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이 회사 소속 기자 3명의 프레스카드(기자증)를 취소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인종차별적인 언어를 구사하고 악의적으로 중국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언론인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에서 외국 기자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기자증이 필요하고, 기자증이 없으면 취재비자를 발급받지 못한다. 실제로 기자증이 취소된다면 사실상 추방조치로 평가되는 이유다.

WSJ는 지난 3일 바드 칼리지의 월터 러셀 미드 교수가 쓴 '중국은 아시아의 진정한 병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가 중국정부와 국민의 전염병 퇴치에 대한 노력을 더럽혔다는 게 중국 외교부의 판단이다.

겅 대변인은 "편집자들이 이처럼 인종차별적인 제목을 씀으로써 중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분노와 비난을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중국 측은 지난주 WSJ에 모욕적인 기사에 대한 공개 사과와 관련자에 책임을 물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WSJ는 중국 외교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WSJ가 지금까지 한일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 "그들은 공식사과도 하지 않았고 관련자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우리는 추가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중국은 외국 언론인과 관련된 업무를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외교부는 지난해 8월 WSJ 소속기자의 기자증 갱신을 거부해 해당 기자가 출국한 바 있다.

그는 "중국은 국제적인 관례에 따를 것"이라며 "법에 따라 수행되는 기자들의 보도와 보도활동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의 이같은 조치가 미국 국무부가 신화통신, CGTN, 인민일보, 중국국제일보 비롯한 중국 5개 국영언론사를 자산 등록이 필요한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하고 관련 규제에 나선 것에 대한 반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관료들은 이들 매체가 중국 정부에 의해 소유되고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으며 각각은 외국 사절단의 정의를 충족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겅 대변인은 "미국의 잘못된 결정을 개탄하고 거부한다"며 "미국 주재 중국 매체들은 객관성, 공정성, 진실성, 정확성의 원칙에 따라 오랫동안 뉴스를 보도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언론의 자유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 언론의 정상적인 운영을 제한하고 방해하고 있다"며 "이것은 정당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이념적 편견과 냉전 제로섬 게임 정신을 버리고 양국간의 신뢰와 협력을 저해하는 잘못된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한다"며 "우리는 대응하여 추가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