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만 111명…청도 병원은 왜 '슈퍼 전파지' 됐나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경북 청도 대남병원서 불과 하루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92명 급증했다. 이 병원의 감염자 수만 총 111명이다. 정부는 이 병원을 통째로 폐쇄했다.

사망자도 2명 나왔다. 의료진까지 감염되며 '슈퍼 전파지'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도 대남병원에서 있었던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장례식을 언급하며 "방명록이 중요한 추적 대상"이라고 하기까지 했다. 대체 이 병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일 첫 사망자, 눈덩이처럼 '전파'

첫 사망자는 20일 발생했다. 이 병원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던 60대 환자였다.

이어 같은 날 15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고, 21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92명 늘었다. '집단 감염'이 현실화 된 셈이다. 두 번째 사망자도 같은 날 발생했다. 청도 대남병원서 치료를 받다 부산대학병원에 이송됐지만 곧 숨졌다.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했거나 근무하는 종사자 254명(입원 148명, 직원 106명) 중 1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비율이 43%가 넘는다.

특히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인, 보조인력 등 5명이 집단 감염됐다. 의료진이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된 건 최초 사례다.

정신병동 감염이 '대다수', 폐쇄 구조가 확산 키워

주목할만한 점은, 확진자 111명 중 92명이 이 병원 5층 정신병동 환자들이란 점이다.

정신병동 특성상 폐쇄돼 있는 상황이 확산을 키우는 동시에, 막았단 평가가 나온다. 정신병동 아래 층인 3층(4층은 없음)엔 노인전문병동이 있는데, 여기 환자들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감염이 퍼지지 않았단 얘기다. 다른 층으로의 이동은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병원 특성상 면역력이 떨어지는 장기 입원 환자가 많은 것도 감염 확산 원인이 됐단 지적이다.

최초 감염 이유는 여전히 '오리무중', 신천지가 '열쇠'될까

무더기 확진이 됐지만, 여전히 이 병원서 왜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됐는진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사망한 환자는 20년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였고, 다른 이들도 폐쇄 병동 특성상 외출이 드물거나 없는 상황이었다. 병원 종사자 또는 외부인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그나마 높게 점쳐진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있었던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친형 장례식이나, 신천지 교인들이 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왔던 점 등을 중심으로 당국은 감염 경로에 대한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