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직접 경영 끝냈다…동양·ABL생명 '새주인'은?

동양생명 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중국 정부가 2년 만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속한 다자보험(옛 안방그룹 소속 보험계열사)에 대한 위탁경영을 끝냈다. 당초 경영권 매각이 예상됐던 다자보험은 전략적투자자를 유치하게 되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당분간 현 경영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전략적투자자 유치…새주인은?
23일 중국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의 금융당국인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이하 은보감위)는 “지난 22일자로 안방그룹에 대한 인수경영 기간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당초 위탁경영 기간 내에 다자보험 소속 계열사들을 한꺼번에 매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영권을 파는 대신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전략적 투자자를 적극 물색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실질적인 경영도 금융당국이 아닌 전문경영인들이 하게 된다.


중국 금융당국은 양질의 민간 기업의 후보자와 여러 차례의 협상을 거쳤다고 했지만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에 대한 정보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략적 투자자가 단수인지 복수인지 등을 비롯해 다자보험 소속 계열사 전체에 대한 투자가 될지, 개별 계열사에 대해 투자가 이뤄질지 등에 대해선 오리무중인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다자보험이 당분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다 전략적 투자자 혹은 제3자에게 경영권을 매각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다자보험의 전략적 투자자로 주인이 바뀌거나 아니면 분리 매각되거나 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한 매각설이 끊임 없이 나돌았다.

중국 금융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다자보험의 덩치가 크기 때문에 한 번에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직접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한 만큼 매각에 대한 가능성은 계속 열려있는 셈”이라며 “전문경영인과 전략적투자자의 판단에 따라 향후 전략적 투자자가 최대주주가 되거나 혹은 계열사별로 쪼개 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방그룹 해체, 2년 8개월만에 마무리'

ABL생명 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보험업계는 어떤 경우든 간에 2017년 6월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안방그룹 해체 작업은 2년 8개월여 만에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본다.

중국 정부는 2017년 덩샤오핑의 외손녀사위로 알려진 우샤오후 전 안방그룹 회장을 불법 자금 모집 등의 혐의로 체포한 후 구속하고 재산을 몰수했다. 이후 2018년 2월부터 안방그룹 계열사에 대한 위탁경영을 진행하며 일부 해외자산은 매각하는 등 그룹을 공중분해했다. 이 과정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비롯해 안방생명보험, 안방양로보험, 안방자산관리공사, 다자재산손해보험 등 보험계열사는 다자보험으로 재편돼 중국 금융당국이 위탁 경영해 왔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등 다른 계열사와는 달리 안방그룹의 금융계열사 매각에 신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해외 자본에 경영권을 주지 않는 등 까다롭게 규제해 왔고 지분 투자도 장벽이 높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유력 자본에 통매각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한편 다자보험의 총 자본금은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한다. 다자보험을 제외한 안방그룹의 비핵심 금융 자산 대부분은 매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