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코로나19' 흥행 삼키나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10년을 바라보는 사업이라 참여 안할 수 없겠죠. 하지만 과거처럼 무리하게 금액을 올리긴 힘들겁니다."

오는 26일 제4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총 면적 1만1645㎡) 사업입찰 대전의 막이 오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찬물을 끼얹었다는 우려도 있지만 면세업계에선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사업이라 물밑 경쟁이 진행될거란 분위기다.

입찰 공고 대상 사업권은 대기업 5개, 중소·중견기업 3개 등 총 8개다. 입찰 등록 마감은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엔 사업제안서, 가격입찰서를 접수받아 평가한 뒤 우선협상대상자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면세 운영사업자는 관세청 특허심사 승인 이후 최종 운영사업자로 확정돼 오는 9월부터 최대 10년까지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총 2조 6000억원의 전 세계 1위 공항면세점으로, 입점하는것 만으로도 브랜드·바잉 파워가 커진다. 이에 따라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 빅3 업체뿐 아니라 현대백화점 등도 입찰을 고려 중이다.

2018년 면세사업장 구역 3곳의 특허권을 포기한 롯데면세점은 점유율 회복을 위해 이번 입찰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운영중인 3개 구역이 모두 입찰대상인 신라면세점 역시 이를 지키는 게 중요한 미션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번 입찰이 중요하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사업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입찰설명회에 참여하는 등 바잉파워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변수는 코로나19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금 입찰이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광·면세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10년을 바라보는 사업이기 때문에 입찰에 빠질 순 없지만, 입찰가 흥행에는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도 그랬고 코로나19까지 면세사업이 외부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현실이 드러나면서 입찰에 참여할 때 각사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3기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때처럼 '무조건 따고 보자'는 식으로 경쟁사 대비 2~3배 높은 무리한 입찰 경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현재 매출이 40~50%씩 빠지고 있는 중소·중견사업자들은 계속 오르는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부담에 이번 입찰을 통 크게 베팅하긴 힘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이 출국장 면세장·입국장 총 7개 면세점으로부터 받은 임대료만 1조 761억원에 달한다. 임대료는 2015년(6139억원) 대비 약 75% 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