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가스스프링 기업, 빌트인 가구로 '점프'

부엌이나 신발장 등 신축 아파트·오피스텔의 빌트인(특판) 가구시장에 뛰어든 강소기업이 있다. 경기도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와이제이티다. 1998년부터 가스스프링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던 와이제이티는 관련 기술력을 활용해 2년 전부터 특판가구·액세서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배오수 와이제이티 대표(사진)는 "입주민들이 직접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만족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특판가구와 액세서리를 동시에 제작해 실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도 우리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업체들이 가구만 제작하거나 컵걸이·칼꽂이 등 액세서리만 제작하는 것과는 달리 와이제이티는 가구와 액세서리를 동시에 생산해 디자인·규격이 통일되고 탈부착이 가능해 실용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2년 전만 해도 와이제이티는 자동차 트렁크나 모니터 거치대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가스스프링을 생산하던 부품기업이었다. 독일과 일본산 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시장에 뛰어들어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0년대 중반에는 전 세계 8곳에 연간 540만개의 가스스프링을 수출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시장 줄자 과감하게 업종변신…"R&D비중 높아 가능"

하지만 메인 바이어의 생산량 자체가 감소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배 대표는 "와이제이티 제품은 대부분 삼성과 LG가 생산하는 모니터 거치대에 사용됐다"며 "그런데 2010년 중반 이후 모니터의 제품설계와 판매전략이 바뀌면서 가스스프링 주문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더 이상 모니터에 가스스프링이 사용되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그나마 가스스프링을 사용하는 가전업체들은 중국산 저가제품을 선호했다. 가스스프링 주문량은 20%가량 감소했다. 다른 먹거리가 절박해지는 상황이었다.

와이제이티는 신규사업으로 가구를 선택했다. 선반 등을 제작하는 가구회사에 가스스프링을 납품해와 시장 이해도는 높은 상황이었다. 배 대표는 "독일의 제품들을 벤치마킹해 우리나라 주거형태에 맞도록 개량하면 시장을 새롭게 공략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가스스프링을 위한 사출·금형 등 설비는 식기걸이, 칼꽂이 등 가구 액세서리를 생산에도 적합했다.


배 대표는 "가스스프링에 주력할 때부터 원가절감에 급급하면서 해외시장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몰두했다면 피봇팅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개발, 설계 등은 국내 인력의 기술력이 최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와이제이티는 현재도 반월국가산업단지점과 김포지점 등 두 개의 국내 공장에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배 대표는 "아파트 공사에 2~3년이 걸리는 만큼 2018년부터 시작한 가구사업이 올해부터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며 "가스스프링에서 그랬던 것처럼 가구·액세서리 시장에서도 연구개발을 지속해 이 분야의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