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법원, 코로나 예방에 총력…전광훈 지지자는 또 시위

서울법원종합청사 출입구에 코로나19 예방 포스터가 붙어있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서초동 법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법원청사 출입을 통제하고 모든 출입인원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회생법원이 위치한 서울법원종합청사는 이날 코로나19 대응 조치 시행에 나섰다. 코로나19에 대한 감염병 위기경보가 3단계 '경계'에서 4단계 '심각'으로 격상된 것에 따른 조치다.


이날 오후 기준으로 서울법원종합청사 출입구는 회전문이 달려있는 본관 1층 동·서관 출입구와 2층 중앙현관 출입구만 이용할 수 있다. 각 출입구마다 방호요원들이 배치돼 청사로 들어오는 모든 인원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서로 얼굴을 아는 법원 직원들도 빠짐없이 검사를 받는 모습이었다. 잠시 흡연하기 위해 나갔다온 직원, 근처에서 커피를 사들고 들어오는 직원 모두 성실히 체온검사에 응했다.

청사 통제 때문에 구속심사를 받으러 온 피의자들의 동선도 바뀌었다. 보통 구속심사대에 서는 피의자들은 청사 뒷편 민원인 주차장에서 내려 구속심사 법정과 가까운 4번 출입구로 들어온다. 그러나 청사 출입 통제로 4번 출구가 폐쇄되면서 서관 1층 출입구를 이용하게 됐다.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심사를 받은 전광훈 목사도 서관 1층 출입구에서 체온 확인을 받고 법정으로 향했다. 선거를 앞두고 집회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혐의다. 전 목사는 마스크 없이 취재진 앞에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김정은에게 바치려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를 잠시 멈춰달라는 서울시의 권고에 대해서는 "한번도 야외에서 감염된 적이 없다"며 "전문가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날도 전 목사 지지자 100명 이상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서초동 법원삼거리 앞에 나왔다. 집회 참가자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맨입으로 나온 참가자도 여럿 보였다.

점심시간 풍경도 다소 달라졌다. 이전에는 삼삼오오 모여 청사 밖으로 향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날은 대부분 청사 내 마련된 직원용 식당에서 점심을 들었다.

직원들도 민원인을 응대하는 부서와 법원 내부 사람만 만나는 부서로 나뉘어 식사를 했다. 혹시 모를 접촉을 막기 위해 민원 부서 직원들이 식사하는 곳에 가림막이 쳐졌다. 외부 민원인들의 구내식당 이용은 금지됐다.

1층 구내식당 옆에 위치한 청사 내 카페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전에는 점심식사를 마친 재판부와 청사 직원, 재판을 받으러 온 민원인과 변호사들이 많아 앉을 곳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날은 카페를 채웠던 말 소리 대신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으라는 안내방송이 울려퍼졌다.

법원은 현재 재난안전법과 법원 내부 지침에 따라 재난안전본부를 꾸리고 서울법원종합청사를 관리 중이다. 청사 통제와 더불어 이날부터 2주간 긴급하지 않은 사건 재판은 미뤄달라고 일선 재판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때아닌 휴정기에 들어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