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봉쇄= 방역 철저" 해명에도…여야 시끌

이낙연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당정청 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대구 봉쇄'를 언급한 청와대와 여당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자, 정부에서 방역상의 조치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25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코로나19 대응 긴급 고위 당정청회의 이후 결과브리핑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봉쇄정책을 극대화시켜 전파를 차단하고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겠다"며 "대구·경북을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조치를 넘어서는 적극 차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 이후 인터넷에서는 대구·경북이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시처럼 외부 교류가 차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SNS 등에서는 "대구에 가족이 사는데 연락이 끊기는 것인가" "대구 시민들이 무슨 죄가 있나" 등의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봉쇄정책 시행은 방역망을 촘촘히 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뜻이지 지역 출입을 봉쇄한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중대본은 "봉쇄는 방역 용어의 하나로, 강력한 방역 정책을 의미하는 것뿐"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해명 이후에도 정계에서는 '경솔했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구 갑)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정청 회의의 '봉쇄조치' 표현은 배려 없는 언행"이라며 "취지야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는 뜻이겠지만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마음에는 비수가 꽂혔다"고 호소했다.

미래통합당 전희경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중국 '봉쇄'는 못하면서 국민에게는 '봉쇄'를 들먹이나"는 글을 올렸다. 전 대변인은 "출입자체의 금지를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대구경북민의 마음은 무너졌다"며 "당정청이 일말의 조심성과 배려심도 없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정치권이 (대구의)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이미 말한 바 있다"며 "봉쇄가 가지고 있는 (의미도) 부정적이고 경우에 따라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당정청에서 어떤 봉쇄를 언급한 것인지 파악 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네이버 사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봉쇄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가 부정적 어감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봉쇄의 사전적 의미에는 '교통 차단' '굳게 막다' 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으며,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봉쇄는 "문이나 길 따위를 굳게 막아 드나들지 못하게 함"이라는 의미다.

정부는 이에 대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구에 직접 간다'며 재차 해명에 나섰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봉쇄 논란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25일 정 총리가 대구에 내려간다. 지역적 봉쇄가 있는 상황이라면 국무총리가 내려가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