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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코로나 한중일 대처 '가만히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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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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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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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9일 (현지시간) 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해 요코하마항에 발이 묶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인근에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요코하마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9일 (현지시간) 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해 요코하마항에 발이 묶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인근에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만히 있어라.” 글로벌 확산이 연일 계속되는 코로나 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과 관련해 가장 유의미한 경고다.

# 코로나19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초에 첫 환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1월 춘제 대이동도 시작될 정도로 중국의 초기 대응은 미진했다. 정권의 위기까지 거론되자 움직이기 시작한 시진핑 주석의 "단호하게 억제하라'는 공식적인 지시(1월 20일)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사흘뒤 중국 정부는 전염병을 막겠다며 인구 1100만 도시 우한을 하루아침에 봉쇄했다. 2월11일에는 모든 주거 단지에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고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있는 아파트는 동 전체가 폐쇄됐다. 그야말로 전국가적인 ‘가만히 있어라’ 지령이 우한 일대에 내려진 것이다. 확진자의 증가 추세가 조금 잦아들었지만 병원과 의료진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베이성과 우한의 사망자는 2000명을 넘어섰다.

#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던 것은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해 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였다. 일본은 영국 배와 미국 운항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국 승객(56개 국가·지역의 3711명 탑승자 중 일본인이 1341명)들이 가장 많이 타고 있었던 크루즈선 승객들의 하선을 허락하지 않았다.

승객들에게 내려진 지침은 역시 ‘가만히 있어라’였다. 매뉴얼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지진 등 재난 대처에 강하다는 일본의 무대책 매뉴얼이 작동한 것이다.

정확히는 7월 개최 올림픽 준비에 매진해야 할 일본이 자국 배도 아닌 크루즈선의 전염병 대응같은 ‘사소한’ 일에 매달릴 수 없다는 책임 떠넘기기가 결정적이었다. 배가 정박한 2월3일부터 승객 하선이 마무리된 21일까지 승객과 승무원들은 제대로 된 구호조치 없이 원치 않는데도 ‘가만히 있어야’ 했다.

700명 가까운 크루즈선 내 감염자 중 사망자가 4명이나 나오면서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결국 상당수 승객들은 하선하고서도 대중교통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코로나 감염 위험과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동시에 시달려야 했다.

# 중국과 일본의 상황을 한발 떨어져 바라보던 한국도 쏟아지는 코로나 확진자들로 사회 전반이 얼어붙고 있다. 지난 21일 하루 사이 100명 늘어난데 이어 22 ~ 23일 주말 사이 환자가 3배로 늘어 600명을 넘겼다. 결국 27일에는 확진자 1500여명을 넘겼고 사망자도 10명을 넘어섰다. 경북과 대구 등 특정지역의 환자가 급증했고 종교단체(신천지) 신자들의 이동경로 등에 이목이 집중됐다.

미국 등 전문가들이 놀랄 정도의 집중검사(5만6000여명 확진 검사), 방역 등을 진행했지만 확산을 막지 못한 정부를 대표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나섰다. 정 총리는 주일을 앞둔 지난 22일 “종교행사, 무리한 대중집회 등 사람들이 밀집하는 행사는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최대한 ‘가만히 있어달라’는 거였다.

# '가만히 있으라' 익숙한 호소기도 하지만 사실 피눈물이 배어있다. 국내 세월호의 사례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일본에도 대지진 때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일본 미야기현 해안가 오카와 초등학교는 시간이 9년 전으로 멈춰있다.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해당 학교 몇몇 교사들은 거대 쓰나미가 몰려오는데도 매뉴얼대로 '운동장에 가만히 있으라'고 학생들에게 지시했다. 뒷산으로 도망가자는 아우성도 있었지만 선생님의 말을 따랐던 학생들 74명은 그대로 쓰나미에 휩쓸려갔다.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 뒤에는 순순히 이를 따를 이들을 보호하고 운명을 함께 해야 한다. 중국은 정권의 안위 때문인지 당국의 무신경을 지적하는 이들의 입을 막기 바쁘다. 일본의 정치아이돌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은 코로나 대책 회의 대신 친교모임에서 술잔을 기울였다. 아베 총리도 대책회의 8분 참석뒤 3시간 식사를 했다. 한국의 정치권은 방역대책 논쟁이 아닌 장관과 여당 대변인의 설화를 주워담느라, 대통령의 사과 문제, 대구시장.경북지사 역할 부재론 등을 두고 정쟁을 벌이느라 바쁘다.

천주교는 200여년 한국 포교사상 처음으로 '가만히 있겠다'며 주말 미사를 열지 않는다. 한중일 코로나 발병과 상황이 개선되기를 진심으로 빈다. 전 주말에 확진자가 세배 폭증했던 한국에 또다시 주말이 다가온다. 정말 '가만히만 있으면 될까'.

배성민 문화부장 겸 국제부장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문화부장 겸 국제부장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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