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공사현장도 멈췄다…건설경기 악화일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공사 중단된 건설현장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전국 건설현장도 멈춰서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는 국가들이 늘면서 건설사들의 해외 공사 현장 운영과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파트 분양 일정도 미뤄지며 건설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건설 근로자 확진 7명, 멈춰선 공사현장 4곳… 자고나면 또 발생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국내 건설현장 근로자는 7명이다. 전날까지 6명이었는데 확진자가 1명 추가됐다.

첫 확진자는 지난 21일 경북 성주군 성주대교 확장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이후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경기 이천시 용수공급시설 설치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2일 포항 해병대 부대 내 공사 현장에서도 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날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분당 더샵 파크리버'(주상복합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났다.

이들 공사현장 4곳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언제 공사를 재개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 즉시 방역작업을 마쳤고 확진자 포함 같이 근무한 분들도 자가격리 조치 됐다"며 "공사 중단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4일까지 고려해 조치 검토해 달라고 가이드라인을 보냈다"고 말했다.


매일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고 있어 공사 중단 현장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도로 개통과 아파트 입주 시기가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정된 개통·입주 시기에 맞추기 위해 자칫 부실공사를 강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인 입국 금지'에 해외 수주활동 악영향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 항공사 안내 전광판에 몽골 울란바토르행 항공편 결항을 알리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는 국가들이 늘어나 일부 국제선 운항이 막힌 상황이다./사진= 뉴시스

코로나19로 해외에서 한국인 입국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를 위한 활동도 정지 상태다. 홍콩, 바레인, 요르단, 이스라엘 등은 한국인 입국이 금지됐으며 주요 발주국가인 카타르는 한국인 입국 절차를 강화했다.

해외 공사현장과 국내 본사 간 교류도 중지됐다. 해외 현장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현장 근무자가 국내에 입국하면 다시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외 현장의 경우 당장은 코로나19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장기화될 경우 주기적 인력 교체와 기자재 조달 등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뤄지는 분양 일정, 공사 물량 줄며 '건설경기 악화'

서울의 한 건설현장 모습/사진= 임성균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주택 분양 일정도 늦춰지고 있다. 금호건설은 다음 달 대구에서 '대구다사역 금호어울림'(869가구) 아파트를 분양하려 했지만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군산, 순천에서도 오는 3~4월 분양 예정이었지만 잠정 취소하고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서한도 대구에서 이달 '반월당역 서한포레스트'(375가구)를 분양하려 했지만 다음 달로 일정을 미뤘다.

우미건설은 다음 달 경기도 고양시에서 '고양 삼송 우미라피아노'(527가구) 단독주택 단지를 분양할 계획인데 당초 일정보다 1~2주가량 연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국내 건설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사 현장이 멈춰서고 아파트 분양이 연기되면 공사 물량이 줄어들고 건설근로자들의 일자리도 감소해 올 상반기 건설경기는 안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19 확진으로 공사 기간이 지연되며 간접비용도 발생하게 되는데 이 여파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정부가 건설투자를 늘린다면 경제성장률 악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