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이 주가 급등?…결산시즌 '불공정행위' 주의보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불공정거래 취약 한계기업 주요 특징. /자료제공=한국거래소

#국내 증시에 상장한 A기업은 대규모 자금 조달과 바이오 사업 진출 공시 등이 나온 이후 주가가 10배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최대주주는 지분 매도로 차익을 실현했고, 2018년8월 영업손실 및 적자 지속으로 인한 반기검토의견 '한정'을 받은 뒤 지난해 3월에는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현재는 회생절차개시신청으로 매매거래 정지 상태다.

#B기업은 지난해 2월 연속 적자 실적을 발표했지만 자금조달, 신규사업 진출 등 호재성 이벤트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격히 올랐다. 그러나 이후 최대주주 변경과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지난해 3월부터 매매거래는 정지됐다.

상장사들의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이 다가오면서 부실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적 부진과 부실한 재무상태 등으로 관리종목·상장폐지 우려가 높은데도 갑자기 주가가 급등한 종목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불공정거래에 취약한 한계기업은 영업실적과 재무구조가 취약함에도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이 임박해 특별한 이유없이 주가와 거래량이 급변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최대주주나 임직원 등 내부자가 보유지분을 처분했거나 변경된 최대주주가 실체 확인이 어려운 투자조합, 비외감법인 등인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영업활동에 따른 직접 자금조달보다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3자배정 유상증자 등 대규모 외부 자금조달이 많은 기업도 주의가 요구된다. 자금을 수혈하는 주체가 실체 확인이 쉽지 않은 투자조합, 비외감법인 등인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타법인출자, 사업목적 변경이 빈번한 기업이나 영업실적이 저조하고 부채가 과다해 자본잠식 우려가 있는 기업들도 투자에 주의해야 하는 기업이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한계기업의 주가와 거래량이 특별한 이유 없이 급변할 경우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 하고 있다. 소수지점계좌로 매매가 집중되거나 특정계좌(군)에서 매매관여가 과다한 종목 등 거래양태가 투기적이거나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의심되면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일부 투기세력들이 인위적인 주가부양 목적으로 사이버상 허위‧과장성 풍문을 유포하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도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실적 등의 면밀한 검토 없이 투자 시 주가급락에 따른 손실뿐 아니라 상장폐지 등으로 불의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결산 관련 한계기업에 대한 불공정거래 주요 특징을 참고해 추종매매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