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 족벌경영' 막는다…설립자·친족 개방이사 못 맡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이 지난해 12월18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육 신뢰회복을 위한 사학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박상임 사학혁신위원장, 오른쪽은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전북 교육감)./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앞으로 사립학교 설립자나 친족은 학교법인의 개방이사로 선임될 수 없다. 법인 임원 가운데 친인척이 있을 경우 친족 관계도 공개된다. 1000만원 이상 회계부정을 저지른 법인 이사나 감사는 시정 요구 없이 바로 해임된다. 사학의 족벌경영체제를 사전에 막고 부정·비리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교육부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18일 발표한 '사학혁신방안'의 후속조치다. 당시 방안에 담겼던 내용을 담아 시행령과 행정고시를 제·개정한다. 40일간의 입법(행정)예고를 거쳐 이르면 6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사학비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설립자와 설립자 친족은 개방이사로 선임할 수 없도록 했다. 개방이사는 학교법인 이사 중 4분의 1 이상을 외부인사로 선임하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법인도 개방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 보니 설립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인사도 개방이사로 선임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실제 A대학의 경우 2017년 기존 법인 임원의 동생이 개방이사로 취임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설립자와 설립자 친족, 해당 법인 임원 경력자, 해당 법인이 설립한 학교의 장을 역임한 인사는 개방이사 선임 대상에서 제외된다.

법인 임원이 친족 관계에 있는지도 공개한다. 법인 임원으로 취임하면 성명, 연령, 임기, 현직 및 주요경력 외에 임원 간 친족관계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학교법인 임원의 인적사항 공개 등에 고시'를 새로 제정한다. 친족의 범위는 민법 제777조에 따라 8촌 이내의 혈족과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다. 친족관계는 '임원 A의 형', '임원 B의 매(妹·손아래 누이)'와 같은 방식으로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1000만원 이상 배임·횡령을 저지른 임원은 시정요구 없이 바로 해임(임원취임 승인취소)할 수 있도록 임원취임 승인취소 기준을 강화했다. 회계부정 금액의 기준도 대학은 수익용기본재산의 30% 이상에서 10% 이상으로, 고등학교 이하는 5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강화했다.

기부금 규정도 개정한다. 앞으로 기증자가 기부금의 용도를 지정하지 않는 일반기부금은 법인회계가 아니라 교비회계로만 세입처리할 수 있다. 학교구성원이 단체로 이용하거나 사용하는 업체로부터 받은 기부금도 법인회계가 아니라 교비회계로 넣어야 한다.

이밖에 기존 3개월이었던 이사회 회의록 공개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해 이사회 결정의 책임성을 강화한다. 또 대학평의원회 구성단위에 조교가 추가된다. 지금은 교원, 직원, 학생대표만 평의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교육부는 교육신뢰회복을 위해 사학혁신방안의 후속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법률 개정이 필요한 것은 국회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행정입법으로 가능한 것은 교육부가 적극 추진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사학혁신을 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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