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려간 의료진 500명, 국민들은 성금…#우리는 하나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추가 지정된 대구 북구 학정동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의료진들이 26일 오후 병원 지하 강당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진료를 앞두고 보호복, 마스크, 고글, 이중장갑 등 개인보호구(레벨 D) 착용 실습을 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은 200병상을 준비해 이틀 뒤인 28일 오후부터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2020.2.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구·경북 지역민과 의료진, 환자들에게 자발적인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진들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위험지역인 대구·경북으로 모였고, 기업과 시민들은 물품과 성금으로 거들었다.


정부 대처에 대한 비판은 여전하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 작은 손이라도 보태겠다는 것이 국민들의 정성이 모이고 있다.
의료진 500명 가까이 집결…시민들 "빵이라도 사드시라"며 성금 보내27일 대구시의사회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몸살을 겪는 대구 의료지원을 위해 격리병동 등 시설 투입에 나섰다. 의료봉사에 지원한 의료진은 현재까지 5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방부는 올해 신규 임용 예정인 공중보건의사 750명을 3월 5일 조기 임용해 역학조사, 선별진료, 환자 치료 및 방역 업무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공보의 입대를 앞두고 있는 이현규씨(31)는 "한 명의 환자라도 무사히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을 위한 성금도 빠르게 모이고 있다. 시민들은 의사회가 별도로 모금활동을 벌이지 않았음에도 자발적으로 의사회 계좌 등을 문의하거나 현장 기부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의사회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모인 성금은 2억3000만원이었는데, 오후 1시반에는 3억1500만원으로 늘었다.

지난 26일 한 서울 시민이 대구시의사회에 300만원 성금을 보낸 뒤 방문해 전한 의료진 격려 편지. /사진=대구시의사회

한 시민은 300만원을 입금한 뒤 대구 북구 소재 의사회관을 방문해 응원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이 시민이 남긴 편지에는 "온 국민이 걱정하고 격려하니 의사선생님들께서는 빵이라도 드시면서 휴식하시라"며 "지인, 모임에도 동참 문자 뿌렸다"는 메세지가 적혀있었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에 대한 응원도 이어졌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힘내요 DAEGU’, ‘#힘내라 대구·경북’ ‘#우리는 하나다’등 해시태그를 단 글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대구시 SNS 계정에도 “직원분들은 식사 잘 드시고 좀 쉬었다가 일하시나요? 대구시민을 위해 힘내세요” 등 응원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정부 대응 놓고는 갈등 여전…시민 의견도 엇갈려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하나로 힘을 모으는 중에도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은 거세다. '문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참여자수가 이날 100만 명을 넘었다. 취업 준비생 김모씨(27)는 "코로나 때문에 기업 공채도 연기되고 불안한 마음이 커져간다"며 "중국 입국 금지한 해외 국가들이 감염자 수가 낮은 것처럼 정부도 지금이라도 중국에서 오는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가 둘 있는 직장인 이모씨(38)는 "마스크 구하기도 어렵고 그 전보다 가격이 최소 4배는 올랐다"며 "그동안 중국으로 이 마스크들이 다 빠져나갔다는데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현 정부를 비토했다.

감염 질환의 특성상 정부로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큰 만큼 계속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 김모씨(26)는 "현 상황은 어떤 정부든 대처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 정부는 지금 상황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니 믿고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