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언택트' 결제 보면 韓 코로나19 현황 보인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 추세가 지속되면서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마트나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 감염 위험이 적은 방향으로 소비 유형이 변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공포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지 않을 경우 카드 온라인 결제 비율은 향후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가 2월(2월23일까지) 개인 신용카드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결제 비율이 23.0%, 오프라인 결제비율이 77.0%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시작된 1월의 온라인 결제 비율은 21.0%였다. 이와 비교하면 2월 들어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비중이 2.0%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기간별로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 비율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전파와 확산이 소비자들의 심리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도 유추가 가능해 관심이 모아진다. '언택트' 소비 경향이 국내 코로나19의 확산 현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국내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발생한 건 1월8일이었다. 그러나 설 연휴가 시작되던 1월 넷째주까지 특별히 심각하다는 인식은 퍼져 있지 않았다.

1월 첫째주부터 셋째주까지의 온라인 결제 비율도 20.7%~21.6% 정도를 기록했다. 1월21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가 이슈화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1월 넷째주(1월20일~1월26일)는 설 연휴 기간 끼어있는 기간이었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 대면 소비가 많은 시기다. 이와 맞물리면서 온라인 결제 비율은 오히려 17.5%로 줄었다.

설 연휴를 지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점차 확산돼 갔고, 1월27일 국내 확진자수도 4명으로 늘었다. 온라인 결제 비율도 전주 대비 6%포인트 이상 늘어난 24.0%를 기록했다.

이후 2월 첫째주 24.3%까지 올랐던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 비율은 2월6일부터 2월18일까지 확진자가 26~31명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2월 둘째주(2월10일~2월16일) 21.0%로 뚝 떨어졌다. 1월초와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진 것이다.

정부와 국민 모두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국면을 맞았다고 안심하고 있었을 때다.

그러나 2월18일 신천지교회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31번째 확진자가 나타났고, 2월20일 확진자가 104명으로 급증했다. 소비자들의 온라인 결제 비율도 2월 셋째주(2월17일~2월23일) 23.9%로 다시 상승세를 탔다.

카드 업계는 이번 분석 결과가 2월23일까지의 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는 점에서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 비율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통계에 포함되지 못한 2월 넷째주 접어들면서 확진자수는 1000명을 돌파했고, 이에 따라 재택근무를 선택한 기업들이 느는 등 소비자들의 외출 자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 공포가 본격적으로 번진 2월 넷째주 결과가 추후 집계될 경우 '언택트' 소비의 비율이 30%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도 "생필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하는 소비자들의 비율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했고,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