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니라지만…日 이어 美도 한국인 막나

(인천공항=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나라는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6개국이다. 입국절차를 까다롭게 하거나 격리 조치를 하는 국가는 9개국(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마카오,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카타르)이다. 사진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의 모습. 2020.2.24/뉴스1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한국여행을 가급적 가지 말라는 여행경보를 내린 가운데 한국 방문자의 미 입국도 제한할 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지금은 아니"라고 했으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이를 막기 위한 외교적 협의가 분주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국민에 한국행 자제 권고=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7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여행 재고)로 격상했다. 여행경보를 2단계(강화된 주의)로 올린 지 나흘만이다.

한국과 같은 날 2단계로 지정된 일본에 대한 여행경보는 그대로다. 미국이 코로나19로 최고수준 4단계(여행 금지)를 발령한 나라는 중국 뿐이다.

우리 외교부는 이 조치가 "한국인의 미국 입국을 막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이탈리아 등에 대한 입국금지와 관련 “지금 당장은 적절한 때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국을 비롯, 중남미 일부 국가까지 한국을 입국금지 대상으로 지정하는 추세를 볼 때 예단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기준 한국 방문자를 입국금지하는 국가는 22곳, 격리 등으로 입국을 제한하는 곳은 21곳이다.


외교부가 국무부 여행경보 상향 직후 부랴부랴 미 정부에 ‘과도한 조치 자제’ 요청을 한 것도 이 같은 우려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27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통화를 갖고 양국간 교류를 불필요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과도한 조치는 과도한 조치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인천공항=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나라는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6개국이다. 입국절차를 까다롭게 하거나 격리 조치를 하는 국가는 9개국(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마카오,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카타르)이다. 사진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2.24/뉴스1

◇정부, 미국에 한국 방역정책 투명성 강조=이와 관련 외교당국은 미 정부와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미국에 한국의 방역 정책 등이 선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확진자수 급증 등이 적극적인 정책에 뒤따른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단 얘기다.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한국발 입국금지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는 가장 긴밀한 공조 파트너"라면서 "이 문제에 있어서 계속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했다. 또 "확진자 케이스가 많이 늘고 있지만 한국의 능력을 믿는다는 게 국제사회의, WHO(세계보건기구)의 평가"라 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도 26일(현지시간) 간담회에서 "대사관에서는 미국 측의 예상되는 조치와 관련해 연일 미국 측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현재 양국 보건당국 간 실시간 상황 공유가 이뤄지고 있고 대사관 차원에서도 국무부 등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국무부, 백악관 등 미국 측과 소통 과정에서 가장 강조하는 건 우리 정부의 조치가 선제적이고 적극적이라는 점과 우리 정부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대외에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적극적 조치와 투명성이 국내 확진자 증가의 배경이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미국은 한국이 상당히 투명하게 (대처) 하고 있는 걸 평가를 한다"며 "한국의 방역전략이 한국의 행정력, 의료인력으로 가능하다고 많은 국가에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에 대한 여행재고를 권고하면서, 수요 감소로 항공편이 줄어드는 등 민간 측의 여파는 당장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델타항공은 한국행 여객기 편수를 5월 1일까지 기존 1주일에 28편에서 15편으로 축소하고, 유나이티드 항공은 한국행 항공편에 대한 변경 수수료 면제를 4월 말에서 6월 말로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