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LCC "납부유예론 망한다" 전면 세감면 호소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노선 운항의 잠점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1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갈 곳 없는 국내 항공사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정부에 즉각적인 유동성 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을 요구하고 나섰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별로 강도높은 자구책을 펼치고 있지만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28일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6개 LCC 사장단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긴급 공동건의문을 발표했다.

우선적으로 무담보, 장기저리 조건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LCC들은 "부채비율이 높은 항공사의 구조상 누적된 적자가 반영된 현 시점에서 시중은행 상품을 통한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즉각적인 유동성 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지원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규모를 확대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LCC에 총 3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심사 등에 걸리는 시간이 3개월에 이른다는 점에 시기를 놓친 지원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어 LCC들은 공항사용료 및 세금을 전면적으로 감면해달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관련 비용지원은 납부를 유예하도록 한 만큼 실질적인 지원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항공기 재산세, 항공유 수입관세 등도 감면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2분의 1 수준인 고용유지지원금의 비율은 한시적으로 3분의 2 수준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항공사 근로자의 휴업수당에 지원되는 자금이다. 운항 노선의 대폭적인 축소로 휴직 인원 발생이 불가피해진만큼 관련 지원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에 이어 올해 코로나 사태 여파로 항공사들은 노선 운휴,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등의 자구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LCC 사장단은 "1만명 이상의 항공사 임직원들이 임금 반납, 유(무)급 휴직 등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있지만 지금의 국가적 재난은 항공사 자체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역부족"이라며 "정부차원의 전향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