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백신 사업 담합행위…검찰, 업체 대표에 실형 구형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사진=뉴스1

국가의약품 조달사업에서 담합행위를 하고 제약사에 수억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백신도매업체 대표에 대해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선일) 심리로 열린 백신도매업체 대표 이모씨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나타나듯 국가의약품 관련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국가의 주요 기능"이라며 "이씨는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사용될 백신에 대해 조달과정에서 담합하고, 제약회사 직원에게 부정한 청탁과 금품 공여를 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이씨에게 무거운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이씨가 처음부터 자백하고, 본인의 처벌을 감내하면서 관련 비리를 밝히는데 협조한 부분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하고 "국민 건강에 가장 중요한 백신 납품과정에서 입찰비리에 가담하고 부정을 저지른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도매상들이 입찰하기 위해서는 제조사의 공급확약서가 반드시 필요한데, 제조사가 들러리나 리베이트를 요구하면 거절이 어렵다"며 "기본적인 입찰의 틀을 제약사들이 정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제약사들이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는 것이다.

이씨는 최후변론에서 "아내와 아이 3명이 코로나19 사태를 잘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며 "사회에 이바지할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선처를 부탁한다"고 했다.

이씨는 국가가 백신을 조달하기 위해 공고한 사업에서 100억원대 입찰 담합을 저지르고, 제약사 임원들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10억원대 횡령 혐의도 있었다. 이씨 측은 횡령 혐의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