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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도 당당하게 경제와 정책주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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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정혁수,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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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02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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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김홍상 원장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김홍상 원장이 지난 달 27일 서울시 용산구 아스테리움 3층 회의실에서 문재인정부에서 추진중인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는 최근 심각해진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마스크를 쓴 채 진행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김홍상 원장이 지난 달 27일 서울시 용산구 아스테리움 3층 회의실에서 문재인정부에서 추진중인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는 최근 심각해진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마스크를 쓴 채 진행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농민도 이젠 사업자등록하고 번 소득에 대해서 정당하게 세금내는 당당한 경제주체이자 정책주체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김홍상(60) 원장은 지난 달 27일 "국민들이 농업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이해하고 동시에 농업·농촌을 포용하지 않지 않고서는 새로운 미래를 그려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정부의 대표 공약인 '공익직불제'가 오는 5월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다. 더 이상 농업계를 정부의 보조금 지원대상으로 바로 볼게 아니라 우리 경제의 한 주체로서 농업을 자리매김 하는 게 바로 공익직불제 시행에 담긴 뜻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농작물 생산을 중심으로 농촌정책을 짜고 이행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지속가능한 경제가 가능할 수 있도록 농가의 공익적이고 다양한 기능에 직불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 주도의 정책 설계와 이행보다는 정부와 농업계, 학계가 함께 고민하고 책임이지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홍상 원장과의 일문일답.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KREI가 제시하는 농정방향은.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이 등장한 배경에는 '지속가능한' 농정이 있습니다. 농어업과 농어촌의 여러 기능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지금까지의 생산주의 농정에 대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성이란 환경성과 안전성, 형평성,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개념으로, 경제가 우선이 아닌 환경과 사회, 경제 그리고 다시 환경으로의 선순환 발전을 추구합니다. 농어민이 창출하는 공익적 가치와 다원적 기능에 대한 지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한 농정방향이라고 봅니다.

-최근 현금성 복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 농민수당과 기본소득제에 대한 의견은.

▶농민수당 논의 확산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강조되면서 농업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최근 농촌 지역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의 위기감도 농민수당 지급을 요구하는 한 요인으로 생각됩니다.

농업의 역할이 생산성 중심에서 환경·자원 관리 등 공익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점에 다수가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를 실행할 주체인 농업인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오는 5월 시행되는 공익형 직불제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선택형직불이 갈 방향과 공익형 직불제 도입으로 인한 농촌·농업의 변화를 전망해 달라.

▶직불제가 돼야 농지제도운영이 투명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스무고개 중 두 고개를 넘었다고 봐야겠죠. 정부가 지나치게 주도를 하면 오히려 비용이 많이 드는 것처럼 직불제의 재정구조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농업인이 당당한 경제주체이자 정책주체가 돼야합니다. 사업자등록을 하고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면서 당당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가야하고, 직불제가 그 과정의 하나입니다. 정부가 기준을 정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게 아니라 선택지를 내고 농가가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김홍상 원장이 지난 달 27일 서울시 용산구 아스테리움 3층 회의실에서 문재인정부에서 추진중인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는 최근 심각해진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인터뷰 진행자, 대상자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진행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김홍상 원장이 지난 달 27일 서울시 용산구 아스테리움 3층 회의실에서 문재인정부에서 추진중인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는 최근 심각해진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인터뷰 진행자, 대상자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진행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인구절벽과 과소화 현상 등 농촌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관련 KREI 고민이 클 것 같다.

▶ 농촌은 갈수록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인구과소화·공동화로 경제·사회적 활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구매력 저하가 결국 지역 내수시장 축소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인구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농촌 경제사회 활력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적 경제에 기반한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확충으로 농촌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소수의 전업농과 농촌 사회의 기반인 다수의 겸업농(가족농)이 공존하기 위한 다양한 농촌 일자리를 창출해 가야 합니다.

-농업분야의 빅데이터 활용방안에 대한 필요성과 기대가 큽니다.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공공분야 데이터는 많이 개방됐지만 농가에서 활용할 만한 데이터는 부족하고 상세 데이터 공개가 원활하지 않아 활용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 농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스마트 팜에 대한 데이터는 기관별로 수집·분석하고 있고 공유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스마트팜 참여 농가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분석 결과가 없습니다. 빅데이터 품질관리 및 시스템 운영을 위한 공통기반 데이터 양식 표준화, 전문가 양성, 조직적인 운영체계 등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시급합니다.

-유통과정에서 농협의 역할이 중요한데 농협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농협 자체에 대한 전문가보다도 유통전문가가 필요합니다. 그동안 지배구조를 연구한 전문가는 많았습니다. 농민과 부딪히는 문제는 중앙농협이 아니라 단위조합입니다. 단위조합의 영세성이 경제사업으로 이어지면 중앙농협이 도와주고 단위조합장이 자유롭지 못한 결과가 나옵니다.

농업 자체에 대한 연구보다도 유통조직의 밸류체인 등 시장 연구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KREI 에서도 앞으로 이러한 가치사슬경영분석 등이 중요한 연구테마가 될 것이고 또 방법론적으로도 고민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정부의 농정 밑그림을 함께 그렸다. 지난 3년간 농정을 평가한다면.

▶30년 동안 유지해온 생산 주의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농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 이번 정부의 화두입니다. 3년정도 하면 전반적인 방향을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농업단체도 공익형 직불금 대상 목록을 스스로 만들어 내겠다는 입장을 내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공익형 직불제 예산을 보면 2조4000억원 중에 2300억원을 빼면 90%가 여전히 식량부문에 배정돼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모두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인데, '정부는 예산을 내고 연구자는 아이디어를 더 내라'는 방식으론 100% 답을 낼 수 없습니다. 생산자 단체가 싫은 소리도 하고 책임 있는 의견을 내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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