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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개국 여행길 막혔는데…여행사·여행객 위약금 갈등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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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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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0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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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 위약금 민원 급증…돈줄 마른 여행사 "무조건 환불도 어려워"

80개국 여행길 막혔는데…여행사·여행객 위약금 갈등 어쩌나
국내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 급증으로 전 세계에 '코리아 포비아'가 퍼지며 우리 국민들의 여행길이 속속 닫히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입국금지·제한 국가가 추가되는 상황에 여행취소가 늘며 여행객과 여행사 간 위약금·환불 갈등만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사 위기에 빠진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은 환불해줄 자금도 말라버렸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전 세계가 한국에 빗장 걸어잠궜다


2일 외교부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돌파한 가운데 현재 한국발 입국을 전면 금지하거나 격리조치하는 국가(지역)은 총 80곳에 달한다. 중국과 함께 한국을 코로나19 위험국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며 여행교류를 끊어버리는 것이다.

유엔(UN) 가입 회원국 수가 193개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 세계 41.5%가 한국인의 왕래를 거부하는 셈이다. 지난 22일 이스라엘 정부가 비행기에서 갓 내린 우리 국민들을 돌려보낸 이후, △일본 △중국(일부)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등 우리 국민들이 자주 찾는 국가들이 한국인의 방문을 막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다섯 개 나라를 찾은 여행객 수만 1370만 명(추정치)에 달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인의 입국 제한 등 금지하는 나라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멈춰 선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인의 입국 제한 등 금지하는 나라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멈춰 선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설상가상 유럽 주요국인 영국도 입국제한조치를 시행하고, 미국 마저 입국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3~4월 관광이나 상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이 잇달아 여행을 취소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여행을 가더라도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할 수 없어서다. 높아진 불안심리에 현재 입국금지·제한을 하지 않는 지역의 여행일정까지 재검토하는 이들도 늘었다.


여행사 "최대한 환불 해드리려곤 하지만..."


빗발치는 여행취소는 소비자와 여행사 간 위약금·환불 갈등으로 번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월20일부터 2월27일까지 접수된 해외여행 위약금 관련 민원이 총 178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에 달한다.

이에 공정위는 한국여행업협회에 최근 위약금 없이 환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여행업계는 이를 받아들여 최대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겠단 입장이지만, 무조건적인 위약금 면제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위약금 면제는 공정위의 국외여행표준약관에 따라 천재지변이나 정부 명령 등으로 정상적인 여행일정을 소화할 수 없을 때 가능한데,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단 것이다.
2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모니터에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항공편 결항을 알리는 내용이 표시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입국 제한 조치를 하는 지역은 93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2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모니터에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항공편 결항을 알리는 내용이 표시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입국 제한 조치를 하는 지역은 93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한 여행사 관계자는 "입국금지나 입국제한 중에서도 격리조치 등을 취하는 국가에 대해선 사실상 여행이 불가한 만큼 위약금 없이 취소를 돕고 있다"며 "여행객 걱정은 이해하지만, 검역을 강화한 국가나 입국제한 조치를 하지 않은 나라까지 위약금을 면제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여행사가 소비자와 항공사, 호텔 등과의 계약을 중개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환불의 어려움도 존재한다. 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여행일정을 소화하기 여의치 않아도 항공사나 현지 호텔에서 예약취소를 거절하는 경우도 많고 취소해주더라도 절차가 오래 걸린다"며 "이럴 경우 여행사가 손해를 감수하고 환불해야 하는데 현재 여행사들 상황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돈맥경화' 여행사 "환불해줄 돈도 없다"


실제 여행사들은 손실을 감수하고 환불해주고 싶어도 환불해줄 돈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침몰 직전이다. 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지 2주 만인 지난달 3일에 주요 여행사들의 피해가 300억 원에 달했다. 업계에선 현재까지 여행사 손실이 천 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여행사도 많아 피해집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 1, 2위를 다투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부터가 주3일 근무, 유급휴직에 나서는 등 경영위기에 직면했고, 중소형 여행사들은 2월 한 달에만 업체 수십여 개가 파산할 정도다. 고용노동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833개 업체 중 절반(49.3%)가 여행업체일 정도로 그나마 영업 중인 여행사들도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여행수요가 떨어지고 여행금지·제한 국가 속출로 여행심리도 얼어붙어 사실상 여행사 매출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그나마 살아있던 유럽노선이나 미국노선도 취소가 줄이을 것으로 보이면서 여행사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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